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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 GLP-1 작용제 심상치 않다

언론사

입력 : 2025.03.1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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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비만 치료제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형(GLP-1) 작용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비만 치료외에도 다양한 질환에 효과를 보이면서 만병통치약으로 등극할 기세다.

GLP-1 작용제의 제1 적응증은 체중 감량과 체중 유지 등 체중관리를 위한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 및 신체 활동 증대의 보조요법이다. 뇌의 시상 하부에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GLP-1 호르몬에 작용하여 식욕을 떨어뜨리는 기전이다.

그런데 이 약물은 체중 감량 이외 다른 질환에서도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 그 쓰임새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에 허가된 적응증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SA). 미국 FDA는 지난해 12월 20일(현지시간)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GLP-1 작용제 ‘젭바운드’(Zepbound, 성분명: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를 중등도에서 중증의 OSA 치료제로 확대 허가했다. GLP-1 작용 계열 비만 치료제 중 OSA 적응증을 확보한 사례는 ‘젭바운드’가 처음이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GLP-1 작용제는 현재 성분은 같지만 비만치료제와 제품명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당뇨병 치료제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잠재적인 추가 적응증으로는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우울증, 관절염, 치매, 통증 등이 있다. 이 중 MASH는 비만과 관련된 대사질환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GLP-1 작용제가 세 번째 적응증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GLP-1 작용제, 암·자가면역 질환까지 통제?

그런 가운데 최근에는 암 및 자가면역 질환에도 GLP-1 작용제가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암과 자가면역 질환은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암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튀레인 대학교 의과대학 샤우나 레비(Shauna Levy)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통해 증명되었다.

교수팀은 TriNetX US Collaborative Network의 자료를 토대로 GLP-1 작용제를 투약받은 암 환자들의 5년 간 데이터를 분석했다. 2024년 12월 30일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GLP-1 작용제는 여러 암 유형에서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한 암 발병 위험을 감소시켰다. 특히 위암, 피부암, 유방암, 생식기암, 혈액암에서 두드러진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효능은 자가면역 질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GLP-1는 염증을 촉진하는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GLP-1 작용제를 투약하면 체중 감소 이외에도 체내 염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가 지난 2020년 9월 네이쳐(Nature)에 기고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GLP-1 작용제는 류머티스 관절염(RA), 건선성 관절염(PsA), 건선 등의 동물 모델에서 효과적으로 염증 반응을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만병통치약? 원인과 결과 주객전도된 것”

하지만 업계에서는 GLP-1 작용제가 모든 질환에 치료 효과를 보이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비만이 만병의 근원인 만큼, 체중을 감량할 경우 자연스레 해당 질환의 발병 위험성이 감소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예컨대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은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 질환, 뇌졸중, 대사 증후군, 지방간염, 암, 호흡기 질환, 골관절염, 통풍, 담낭 및 췌장 질환, 신장 질환, 정신 질환 등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GLP-1 작용제가 직접적으로 해당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라기보다, GLP-1 작용제를 통해 체중이 감소하면서 그에 따라 해당 질환의 치료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질환의 개선 정도를 모두 GLP-1 작용제의 효과로 간주하는 것은 원인과 결과가 전도된 무리한 해석”이라며 “운동을 통해 살을 빼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헬스코리아뉴스 이충만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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