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보령이 자사 효자 품목 ‘카나브(성분명 : 피마사르탄)’의 라인업 확대를 골자로 한 ‘그레이트 카나브(Great Kanarb)’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미 다수의 복합제 출시로 ‘카나브’ 품목군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후속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도 속속 마무리되고 있어 ‘카나브패밀리’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보령은 지난달 ‘BR1015’의 3상 임상시험의 최종 피험자 관찰을 마치고 최근 임상 진행 상태를 종료로 변경했다.

‘BR1015’는 ‘카나브’의 주성분인 피마사르탄에 티아지드 유사(Thiazide-likes) 이뇨제인 인다파미드를 더한 2제 복합제다. 회사가 피마사르탄과 이뇨제 성분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복합제인 ‘카나브플러스’를 보유한 상황에서 새로운 이뇨제 조합 복합제를 개발 중인 것인데, 최근 수년 사이 인다파미드, 클로르탈리돈 등 유사 이뇨제의 심혈관계 질환 개선 효과가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보다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자 이에 대응해 신규 품목 개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임상시험은 국내 본태성 고혈압 환자 244명을 대상으로 ‘카나브’ 단일제와 비교해 ‘BR1015’의 혈압 강하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다. 1차 평가변수는 8주 시점 시험군과 대조군의 좌위 수축기혈압(SiSBP) 변화량이다.

이와 함께 보령은 ‘BR1015’의 1상 임상시험 4건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공복 또는 식후 복용 시 약물의 약동학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최근 환자 모집을 시작했다.

각 임상시험의 모집 피험자 수가 많지 않고, 공복 또는 식후 상태에서 단일제 병용요법과 복합제의 동등성을 평가하는 목적인 만큼, 시험을 빠르게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령은 앞서 지난 9월 ‘카나브’에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 아토르바스타틴 및 에제티미브를 더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치료 3제 복합제 ‘BR1017’의 3상 임상시험도 마친 바 있다.

해당 임상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8주 후 에제티미브·아토르바스타틴 2제 병용 투여군 대비 MSSBP(혈관 수축기 혈압) 변화량과 ‘카나브’ 단일제 투여군 대비 LDL-C(LDL 콜레스테롤) 변화율이다.

회사 측이 최근 수령한 최종결과보고서(CSR)에 따르면, ‘BR1017’ 복용군은 에제티미브·아토르바스타틴 2제 병용 투여군과 비교해 MSSBP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p=0.0124)했으며, ‘카나브’ 단일제 복용군과 비교해 LDL-C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p<0.0001)했다.

의약품 투여 후 발생한 이상사례 발현율은 ‘BR1017’ 투여군 20.83%(10/48명, 16건), 에제티미브·아토르바스타틴 병용 투여군 22.45%(11/49명, 13건), ‘카나브’ 단일제 투여군 16.00%(8/50명, 11건)로 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p=0.7030)는 없었다.

보령은 ‘BR1017’의 해당 3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식약처에 ‘BR1017’의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구상이다.

또 다른 ‘카나브’ 복합제 파이프라인인 ‘BR1018’와 도 ‘BR1019’도 3상 임상시험이 한창이다.

‘BR1018’은 ‘카나브’와 CCB 계열 고혈압 치료 성분 암로디핀, 그리고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 아토르바스타틴 및 에제티미브를 조합한 4제 복합제이고, ‘BR1019’는 ‘카나브’와 당뇨병 치료 성분 다파글리플로진(오리지널 제품명 ‘포시가’, 아스트라제네카)을 조합한 2제 복합제다.

‘BR1018’은 지난해 4월, ‘BR1019’는 지난해 5월 첫 피험자 등록을 시작해 현재 3상 임상시험 환자 모집을 진행 중으로, 이르면 연내 시험 종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카나브’는 보령이 자체 개발한 고혈압 신약으로, 지난 2011년 3월 국내 출시됐다. 주성분인 피마사르탄은 혈압 증가에 관여하는 안지오텐신-II 수용체를 차단해 혈관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카나브’는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아카브’, ‘듀카브플러스’를 포함한 패밀리로 2021년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 2023년에는 1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회사 매출 8596억 원의 17.4%에 달했다.

보령은 ‘카나브패밀리’의 라인업을 지속해서 확장하는 ‘그레이트 카나브’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2026년까지 연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