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HK이노엔의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케이캡정(성분명 : 테고프라잔)’의 ‘온-디맨드(on-demand)’ 요법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대표적인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 약물인 에스오메프라졸보다 증상이 개선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현저히 짧아서 온-디맨드 요법으로는 기존 PPI 제제보다 ‘케이캡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cientific reports)’는 최근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에서 ‘케이캡정’ 온-디맨드 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탐색하기 위한 파일럿 임상시험의 결과 논문을 게재했다. 해당 임상시험은 ‘케이캡정’ 온-디맨드 요법의 효능을 입증한 최초의 다기관 전향적 연구다. 건양대병원 주도로 건양대병원·충남대병원·대전성모병원·순천향대천안병원·충북대병원·단국대병원 등 6개 의료기관에서 총 7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으로, 2021년 시작해 지난해 말 마무리됐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는 일반적으로 PPI를 많이 사용한다. PPI를 4~8주간 사용 후 증상이 호전되면 PPI를 절반 용량만 사용하는 유지요법(maintenance therapy)을 시행하거나, 증상이 있을 때만 사용하는 온-디맨드 요법을 활용한다. 특히 온-디맨드 요법은 위식도역류질환 재발을 억제하면서 약제 사용 감소 및 의료비 절감에 효과적인 방법이어서 환자에게 유익한 치료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PPI의 한계를 극복한 P-CAB 제제도 온-디맨드 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 다케다제약의 ‘다케캡(성분명 : 보노프라잔)’은 보노프라잔 온-디맨드 요법과 PPI 유지요법의 비교 연구를 통해 동등한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그러나, ‘케이캡정’은 그동안 온-디맨드 요법에 관한 연구가 부족해 처방 근거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연구진은 ‘케이캡정’ 온-디맨드 요법의 임상적 효용성을 증명하기 위해 PPI와 비교 임상을 진행했다.

모집한 피험자들은 비미란성 및 미란성 역류 질환에 대해 각각 4주와 8주 이상 산 억제제 치료를 받았으며, 증상이 호전된 환자다. ‘케이캡정’ 및 에소메프라졸 위약 또는 ‘케이캡정’ 위약 및 에소메프라졸 20mg을 투여받는 두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돼 8주간 가슴쓰림이나 위산 역류가 있을 때 약물을 복용(1일 1회로 한정)했다.

그 결과, 8주간 온-디맨드 치료를 완료하고 5점 리커트 척도로 환자 만족도를 평가한 69명의 참여자 중 ‘케이캡정’과 에소메프라졸 그룹은 각각 평균 4.31점과 4.15점을 받았으며, 두 그룹 간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이는 ‘케이캡정’이 더 높은 환자 만족도를 나타낼 것이라는 당초 연구진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였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P-CAB과 PPI를 충분한 기간 충분한 용량으로 사용하고 나중에 환자 만족도를 평가했기 때문에 그룹 간에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 환자 만족도는 두 그룹이 비슷했지만, 30분 이내에 증상이 개선돼 24시간 동안 효과가 유지된 비율은 ‘케이캡정’이 유의미하게 더 높았다. ‘케이캡정’ 복용 그룹은 26.2%(182/694)가 30분 이내에 증상이 개선됐는데, 이는 에스오메프라졸 복용 그룹 16.1%와 비교해 1.5배 이상 높았다.

연구진은 “증상 발현에 따라 약물을 투여하는 치료 접근 방식인 온-디맨드 요법은 빠른 작용 시작과 지속적인 효능을 보이는 약물을 활용할 때 매우 효과적”이라며 “P-CAB 제제는 혈장 농도가 빠르게 증가하는 특징이 있어 PPI 제제보다 온-디맨드 요법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케이캡정’은 P-CAB 계열 중 약리 작용이 가장 빨라서 온-디맨드 요법에 매우 적합하다”며 “더 큰 표본을 사용한 향후 대규모 연구에서 우수성을 더욱 입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민국 30호 신약 ‘케이캡정’은 새로운 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2019년 출시된 이후 누적 처방액 6500억 원을 넘기면서 국내 P-CAB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국산 P-CAB 제제는 ‘케이캡정’을 포함해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정(성분명 : 펙수프라잔)’,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정(성분명 : 자스타프라잔)’ 등 모두 3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