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일본 제약회사 다이이치산쿄(Daiichi Sankyo)가 중국에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설을 새롭게 짓는다. 비록 올해 법안 통과는 불발됐지만, 생물보안법을 통해 우시 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기업을 압박하려했던 미국과는 다른 행보여서 주목된다.

다이이치산쿄는 최근 자사의 항체약물접합체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트주맙데룩스테칸)’의 생산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에 1억 5200만 달러(2208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엔허투는 일본 다이이치 산쿄(Daiichi Sankyo)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공동 개발한 항체약물 접합체(ADC)다.

이번 생산시설 건설 계획은 엔허투가 중국 국가급여의약품목록(NRDL)에 선정된 뒤 발표됐다.

중국 국가보건의료보장국(NHSA)은 지난달 28일 ‘국가기본의료보험 및 산업상해보험, 출산보험의약품 목록(NRDL)’을 발표하고 엔허투(Enhertu)를 포함한 91개 신약을 국가 건강보험 급여 대상 목록에 올렸다. 이번 목록의 효력은 2025년 1월 1일부터 발생한다.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가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여성들에게 유방암은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암이다. 엔허투가 타깃하는 HER2는 유방암을 발생시키는 단백질인데, 유방암 환자의 약 5명 중 1명이 HER2 양성으로 간주된다.

엔허투는 2023년 중국에서 ‘치료 경험이 있는 HER2 양성 유방암’을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이후, ‘HER2 저발현 유방암’, ‘HER2 양성 위암’ ‘위식도 접합부암’, ‘HER2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한 바 있다.

중국 신화통신(Xinhua)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건강보험 급여 협상에서 가격 협상을 거친 약물의 할인율은 평균 63%에 달한다. 제약사들은 자사 의약품의 국가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큰 가격 인하를 감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엔허투의 정확한 가격 인하 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이이치 산쿄는 “엔허투 생산 제조시설은 2030년에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투자는 다이이치 산쿄가 중국에 ADC 제조시설을 짓는 첫 번째 사례로, 여기서 생산되는 제품은 중국용”이라고 밝혔다.

한편, 엔허투는 지난 3월 국내에서도 급여 의약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보건복지부가 급여를 인정한 엔허투의 적응증은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암세포 특정인자(HER2) 발현 양성인 전이성 유방암과 위암’이다.

급여 적용으로 인해 엔허투의 국내 투약 비용은 한 해 약 8300만원에서 417만 원(유방암 환자 기준, 본인 부담 5% 적용 시)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