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심부전 치료제로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고리이뇨제 토르세마이드와 푸로세마이드의 진검승부는 승자 없는 대결로 마무리됐다.

심부전 환자 대상의 TRANSFORM-HF 연구 결과, 토르세마이드 또는 푸로세마이드를 투약한 환자군 간 사망률과 입원율차이가 없었다.

이번 결과는 의료진의 고리이뇨제 선택에 따라 심부전 환자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 없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치료를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는 5~7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2)에서 발표됐다.

▲미국 듀크대학 Robert J. Mentz 교수는 5~7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2)에서 TRANSFORM-HF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토르세마이드, 일부 심부전 환자에게 푸로세마이드보다 선호

두 가지 고리이뇨제는 임상에서 오랫동안 사용됐지만, 생체이용률 등에서 차이가 있다. 토르세마이드는 푸로세마이드보다 생체이용률이 2배가량 높고치료 효과가 장기간 지속된다고 알려졌다.

게다가 전임상과 소규모 연구에서 토르세마이드가 심부전 환자에게 혜택을 주는 다면발현효과를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토르세마이드는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RAAS) 시스템을 하향조절하고 심장섬유화를 줄이며, 역 심실 재형성(reverse ventricular remodeling)을 촉진한다고 분석된다.

이에 따라 토르세마이드는 푸로세마이드 저항성 환자, 특히 푸로세마이드와 다른 고리이뇨제가 효과적으로 흡수되지 않는 장 부종 가능성이 있는 진행성 울혈성 심부전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선호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뇨제 저항성이 있는 울혈성 심부전 환자에게 토르세마이드가 더 나은 선택지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두 약물을 직접 비교한 무작위 연구는 없었다.

모든 원인 사망률, 토르세마이드26.1% vs 푸로세마이드26.2%

▲미국 듀크대학 Robert J. Mentz 교수. AHA 제공.

이번 오픈라벨 무작위 연구는 2018년 미국 내 60개 이상 병원에서 심부전 환자 모집을 시작했다.

박출률이 40% 미만이거나 박출률과 관계없이 입원 시 나트륨 이뇨 펩타이드 수치가 상승했고 고리이뇨제 장기치료가 예정된 새로운 심부전 진단 또는 심부전 악화 입원환자가 2859명이 연구에 등록됐다.

새롭게 심부전을 진단받은 환자는 30%, 여성은 36%를 차지했다. 중앙값 나이는 65세였다.

전체 환자군은 초기 치료에 따라푸로세마이드군(1428명)과토르세마이드군(1431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배정된 이뇨제 치료를 유지하도록 권했으나 다른 약물 또는 이뇨제로 변경하는 것을 허용했다. 듀크임상연구기관 콜센터에서 전체 환자에게 퇴원 후 30일, 6개월, 12개월째에 전화를 걸어 추적관찰을 진행했다.

17.4개월(중앙값) 추적관찰 동안 1차 목표점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토르세마이드군 26.1%, 푸로세마이드군 26.2%로 차이가 없었다(HR 1.02; P=0.77).

12개월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및 입원 발생률도 다르지 않았다. 토르세마이드군은 47.3%, 푸로세마이드군은 49.3%로 비슷했다(HR 0.92; P=0.11). 모든 입원에 대한 상대적 위험도 두 군 간 차이가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토르세마이드군과푸로세마이드군이거의 동등하다는 1차 목표점 결과는 박출률을 포함해 모든 사전에 정의한 하위군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듀크대학 Robert J. Mentz 교수는 "토르세마이드가 심부전 환자의 사망 및 재입원 위험을 더 줄일 수 있길 바랐다"며 "이전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두 가지 고리이뇨제 간 유의한 차이가 있길 기대했기에 처음에는 결과에 실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르세마이드가 푸로세마이드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이진 않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에서 심부전 환자를 더 잘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두 가지 치료제의 사망 및 재입원 위험이 비슷하다는 결과를 고려하면, 의료진은 환자에게 적정 용량의 고리이뇨제를 투약하고 임상 예후를 개선한다고 입증된 치료제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