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회장 이성규, 병협)가 지난해 의료대란 상황 속에서 정부의 지원으로 이득을 봤다는 것에 전면 반박하며, 진중한 마음으로 수가협상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한병원협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 공단)은 16일 오후 3시 당산 공단(영등포남부지사) 3층 대회의실에서 '2026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 1차 협상을 가졌다.

유인상 병협 협상단장은 인사말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올 수밖에 없었던 건 사실"이라며 "진중하고 무거운 마음을 갖고 열심히 임해서 회원들에게 향상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즐거운 협상은 아니지만, 기분 나쁜 협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에 김남훈 공단 협상단장(급여삼임이사)은 "상견례의 자리에서 이성규 병원협회 회장님께서는 의대 정원 영향으로 병원 현장은 환자와 보호자들의 진료 이용 불편과 전문의의 고용난, 간호 인력 업무 부담 증가 및 인건비 급증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하셨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공단 역시 의료 현장에서 마주하고 계신 이러한 어려움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금년도 수가 협상의 환경은 과거 코로나19 상황보다 더 어려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협상 후 백브리핑에서 유인상 협상단장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에 따라 병원계가 엄청난 이득을 봤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결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타 공급자 단체에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수가 인상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전면 반박한 것.

유 단장은 "공단의 2024년 병원급 진료비 현황 설명에 따르면 병원이 전체 0.7% 증가됐다"며 "전 유형 평균이 3.4%에 준하는 데 비해 상당히 낮다. 그 이유 중 하나는 24년도에 의정 사태로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전체 8.8%가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정적 지원은 인건비에 대한 지원이 많고, 최저 단위의 맹목을 유지하기 위한(의료기관을 떠나지 않도록 잡아놓기 위한) 용도로 쓰인 부분이 제일 많다"며 "매출에 비해 지출, 특히 인건비 상승 비율이 상당히 증가되는 게 현재 병원계의 전반적인 양상"이라고 전했다.

인건비 상승과 관련해서는 근무시간 감소, 요구도 증가 등 여러 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회계나 통계 등 자료를 면밀히 조사·연구하고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더불어 "(타 공급자 단체 측에서) 얘기가 나오고 있는 선지급금은 전공의 수련 병원에 대해서 재정적으로 압박받고 있는 부분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빌려주고 그 부분을 다시 환수 조치하는 양상"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오히려 진료량과 진료비도 증가하지 않았냐는 통계도 있는데, 어느 종별이 이득을 보고 있는 양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저희 통계에 따르면 매출 증가를 보이는 직능이나 종별이 있음에도 지출 인건비 상승으로 오히려 병원들은 영업이익이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과거 코로나, 메르스 등 여러 외부 환경 요소에 의해 의료 사태가 일어났을 때도 그런 지원책들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수가에 반영한 적이 없었다"며 "이런 부분이 계속 논의된다면 종별 공급자들도 상당히 반사적으로 피해가 많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끝으로 유인상 단장은 "의료기관들이 의정사태 이후로 어려움에 처해 있어 그 부분을 상당히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수가협상을 통해 필수적으로 보상받아야 할 부분을 잘 챙겨 국민한테 의료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또 열심히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