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확정했다. 당초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던 '전원복귀'에는 못 미치지만, 의학교육 정상화를 위해 한 발 후퇴하겠다는 모양새다.

교육부는 17일 오후 '2026학년도 의대 정원 관련 교육부 브리핑'을 열고, "2026학년도에 한하여 대학에서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2024학년도 입학 정원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7일 정부가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해 의대생들이 3월 내 전원 복귀할 경우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이다.

이날 이주호 교육부 장관(사회부총리)은 "학생들은 휴학을 철회하고 복학 절차를 마쳤고 수업 참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아쉽게도 학생 복귀 수준은 당초 목표에 비해 아직 미진한 것이 사실이지만, 학사 일정과 대학 입시 일정을 고려할 때 이제는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확정하고 교육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확정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이번 발표를 계기로 복귀한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하고, 추가적인 복귀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며 "나아가 의학 교육계와 정부가 그간 쌓아온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해 의대 교육을 정상화하고, 장기간 소요되는 의료개혁도 협력해 잘 풀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증원을 기대했던 국민에게는 "의료 개혁이 후퇴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끼치게 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면서도 "의대 정원은 양질의 교육을 통해 의료인을 제대로 양성할 때 실현되는 것이다. 이번에 의대 교육을 정상화해 더 이상 의사 양성 시스템이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의대생들에게는 더 이상의 학사 유연화 계획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수업에 복귀할 것을 다시 한번 호소했다. 우선 학업에 복귀한 후 의료정책에 대한 의견을 내달라고 했다.

이 장관은 "이제 아직 복귀하지 않은 학생들이 결단할 차례다. 학사 일정과 입시 일정을 고려했을 때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더 이상 의대생을 위한 특별한 조치를 하기는 어렵다. 타 단과 대학과의 형평성, 대학의 교육 여건을 고려해 학칙을 원칙대로 적용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의대생들이 '필수의료패키지' 철회 등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책 전문가들이 더 전문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전문가들이나 선배 의사들에게 맡기고 학생들은 일단 이제 돌아와야 한다"고 일축했다. 40개 의대 총장 역시 지난 16일 회의를 통해 내년도 정원을 3058명으로 확정하는 데 모두 동의했다는 설명이다.

이해우 동아대 총장(의총협 공동 회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의대생들이 조금씩 더 돌아오고 있다는 점과 현재 용기 내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보호가 많이 고려됐다"며 "아직 복귀를 주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좋은 메세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 우려를 제기했던 또 다른 문제인 '24·25학번 분리 교육 시 24학번 6개월 단축 방안'에 대한 해명도 내놨다.

이에 대해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은 "예과 2년과 의과 4년 중 핵심 교육 과정으로 구성된 의과 4년은 그대로 진행하고, 예과 2년을 1.5년으로 단축하는 것"이라며 "예과 교육 기간은 단축되지만, 과정은 전혀 축소하거나 단축하지 않고 계절학기 등을 통해서 필요한 교육을 보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졸업 후 국가 고시에 대해서도 "24학번을 위해 응시 기회를 한 번 더 제공할 수 있도록 복지부와 교육부에서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대한의사협회가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정원 감축도 고려해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양오봉 전북대 총장(의총협 공동회장)은 "미흡한 대학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의평원 평가에서도 이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