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한양대학교 기계공학부 김학성 교수 연구팀은 고강도 펄스광(Intense Pulsed Light, IPL)을 활용한 차세대 반도체 부품 접합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공정은 기존 제조 방식이 가진 고온 처리 문제와 긴 공정 시간이라는 한계를 극복한 혁신적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짧은 시간 동안 고강도의 펄스광을 조사해 반도체 부품을 정밀하게 접합하는 방식에 있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통해 기존 공정 대비 기계적 강도를 30% 이상 향상시키는 동시에, 접합 과정의 최대 온도를 낮춰 전체 공정 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는 솔더 접합부 내 금속 간 화합물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한 점이다. 이를 통해 접합 신뢰성과 내구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학성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접합 기술은 반도체 부품 간의 물리적 결합 신뢰도를 크게 높이는 동시에 공정 효율성 측면에서도 큰 진전을 이룬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한 "향후에는 2.5D/3D 통합 패키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다양한 반도체 패키징 분야로의 적용 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CH³IPS 혁신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재료 및 나노기술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Ultra milli-second flip-chip bonding process via intense pulsed light irradiation'이라는 제목으로 6월 9일 게재됐다. 해당 논문은 학술지의 표지(front cover)로 선정되는 영예도 함께 안았다.

연구에는 주영민 석·박사 통합과정생과 류성웅 석사가 공동 제1저자로, 박종휘 박사가 제2저자로, 김학성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향후 광원을 활용한 멀티칩 급속 본딩 기술 및 플럭스리스(Fluxless) 본딩 등 반도체 접합 공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연구도 지속할 예정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고성능 스마트폰, 서버, 자율주행차 등 첨단 전자기기에 적용되는 반도체 패키징의 성능과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고집적 메모리, 고성능 프로세서, 복합 기능 시스템온칩(SoC) 등 미래 반도체가 요구하는 고속·저전력·소형화 요건에 부응할 수 있는 핵심 공정 기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