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선 후보들이 각각 의료 현안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을 내비치며 의정 갈등 해결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22일 자신의 SNS 계정에 “아플 때 국민 누구도 걱정 없는 나라,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공공의료 강화와 의대 정원 합리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공공의대를 설립해 공공·필수·지역 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공공의료 시스템을 갖춘 공공병원을 확충하겠다”며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고, 지방의료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공공의료 거점기관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의료대란은 모두에게 고통을 남겼다”며 “정부의 일방적 결정에 의료계는 대화의 문을 닫았고, 결국 국민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환자들은 생사를 넘나들어야 했고,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병동과 학교를 떠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갈등과 대립, 정쟁을 끝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중심으로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에서 다시 출발해 AI와 첨단 과학기술 발달에 따른 시대 변화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건강보험 재정 안정과 효율적 사용을 위한 건강보험 제도 개혁, 환자의 권리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의료 시스템 강화, ‘돌봄통합지원법’을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건강 돌봄 체계 구축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는 대한의사협회를 찾아 의정 갈등의 진앙이 된 의대 정원 문제의 해결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여야 대선 경선 후보 중 의협을 찾은 것은 홍준표 후보가 처음이다.

홍 후보는 이날 김택우 의협 회장과 가진 면담에서 “여야 모두 이 문제를 책임지고 나서는 이가 없다”며 “조정도, 협의도, 해결도 없는 상황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무너진 단초는 의료계와의 충돌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집권 시 의대 증원 등 의료 현안 해결에 즉각 돌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순차적 의대 증원’을 주장해 왔던 홍 후보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서 갑자기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지난 2년간 여당도 야당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지 않았고, 정부는 정부대로 고집을 부려, 이 문제가 방치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의 입장 표명에 김택우 회장은 “의대정원 문제 해결 의지를 표명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 안철수 경선 후보는 자신이 의사 출신임을 부각하며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행보로 의대생·전공의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는 장기화하고 있는 의정 갈등을 해결할 적임자를 자처하며 자신과 다른 후보들을 차별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의 의료정책 공약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안 후보는 22일 오후 자신의 SNS에 “이재명 후보의 ‘아플 때 걱정 없는 나라’를 믿기 어렵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의료대란 수습인데, 이재명 후보는 의료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공의대 설립’이라는 갈등을 다시 꺼냈다”며 “이는 문재인 정부 때도 추진했다가 실패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열악한 지역 의료는 공공의대 설립이나 인력만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으며, 필수·지방의료로 의사들이 진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안 후보의 설명이다.

안 후보는 “무조건 공공의대를 밀어붙이는 것은 2000명 증원 시즌 2가 될 수 있다”며 “현장을 모르니 무턱대고 ‘기본’, ‘공공’, ‘무상’만 외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의료대란에서 이 후보의 책임이 적지 않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 추진 당시 침묵했던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과 의료대란 위험을 가장 먼저 지적한 사람은 저였다”며 “여당 소속이었지만, 국민 생명이 걸린 만큼 소신 있게 말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