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지방흡입을 둘러싼 최근의 흐름은 과거와 달라졌다. 보다 현실적인 기대치를 설정하고, 수술 이후의 건강한 변화까지 함께 고민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다.

이제 지방흡입은 ‘체형교정술’의 영역으로 단단히 자리잡았다. 무조건 44사이즈로 변신하는 마법이라기보다 현실 속에서 몸매를 보정하는 치료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실제 균형 잡힌 체형과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에 초점을 맞춘 상담과 진료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한국의 임상적 안전성과 과학적 타당성을 갖춘 분야로 점차 재정립되고 있다. 한국은 미용의료 선진국으로서, 지방흡입의 트렌드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는 중심지이기도 하다.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ISAPS)의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된 미용 수술은 지방흡입이었다. 약 220만건 이상이 시행됐고, 이는 전년 대비 약 29% 증가한 수치다.

과거에는 시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정보 부족으로 인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 조심스러워하던 측면이 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수많은 성공 사례가 축적되면서 이제는 지방흡입이 체형 관리를 위한 일상적인 방법으로 인식되는 추세다.

글로벌365mc대전병원 이선호 대표병원장은 “진료실을 찾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며 ”10년 전에는 수술대에 눕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고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지방흡입의 만족도를 느낀 경험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늘어나면서 신뢰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방흡입의 패러다임은 단순 체형 개선을 넘어 임상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치료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365mc와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이 대상자의 체중, 나이, 체지방량 등의 속성을 활용해 최적의 지방 추출량을 예측하는 연구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단순 미용 목적을 넘어 치료적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여성에게 흔한 지방부종의 치료법으로 지방흡입이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밖에 림프부종 치료에도 쓰인다.

브라질의 아마토(Alexandre C. Amato) 박사 연구팀 연구에 따르면 지방흡입술은 지방부종 환자의 통증, 부종, 멍 등을 개선하는 데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흡입한 지방 조직을 연구 자원으로 활용하는 흐름도 생기고 있다. 지방 조직은 줄기세포 및 재생인자를 포함하고 있어 일부 병원에서는 이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치료나 대사질환 연구에 응용하고 있다.

365mc와 자회사 모닛셀은 ‘흡입지방연구소’를 설립하고 흡입된 지방을 분석해 체형 특성에 따른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모닛셀 김진옥 연구소장은 “지방은 단순히 버려지는 조직이 아닌 미래 치료기술로 연결될 수 있는 생물학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지방흡입을 단순히 ‘살을 빼는 수술’이 아닌 체형·건강·생활 습관의 변화를 이끄는 통합 솔루션으로 인식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이러한 인식이 더 강하다.

이 대표병원장은 “복부, 팔뚝, 허벅지, 얼굴 등 다양한 부위에 시행되는 지방흡입은 일부에게는 국소비만 개선의 수단이지만, 경우에 따라 건강한 생활습관으로의 전환을 돕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