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장내 특정 미생물이 골근감소증 치료 효과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골근감소증은 뼈와 근육이 함께 약해지는 질환으로, 낙상 및 골절 위험을 높여 노년기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하지만 현재 치료법은 칼슘 및 비타민 D 보충, 근력 운동 등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장기간 복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 치료법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천연물유효성최적화연구센터 김명석 박사팀은 장내 미생물과 유전자의 관계를 분석해 Rg3(알지쓰리)의 치료 효과가 개인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제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인삼에 함유된 진세노사이드 성분인 Rg3는 골근감소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 효능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Rg3의 효과가 개인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유전적 다양성과 장내 미생물의 역할을 함께 분석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반면, 기존 연구들은 Rg3 단일 성분의 효과를 동일한 유전적 배경을 가진 실험 모델에서 평가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특정 장내 미생물이 Rg3의 치료 효과를 조절하는 핵심 요소임을 밝혀내며 개인 맞춤형 골근감소증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6종의 서로 다른 유전형질을 가진 실험용 쥐를 활용해 Rg3가 골근감소증에 미치는 영향이 유전자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장내 미생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분석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장내 미생물 군집과 유전형별 골근감소증 및 미생물 조성 변화를 비교한 결과, Rg3 투여 후 특정 장내 미생물인 Eubacterium nodatum(EN)과 Eubacterium ventriosum(EV)이 Rg3의 효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추가 실험에서 연구팀은 골근감소증 관련 유전적 형질 차이가 가장 큰 쥐를 선별해 EN과 EV 미생물을 각각 투여했다.
실험 결과, 한 그룹의 쥐(129S1)에서는 뼈 밀도, 근력, 근육량이 모두 증가했지만, 다른 그룹의 쥐(B6)에서는 운동 능력만 향상되고 뼈와 근육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EN과 EV가 뼈 생성 촉진 및 근육 분해 억제 작용을 하지만, 그 효과가 개체의 유전적 배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골근감소증 치료에 개인의 유전적 특징과 장내 미생물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EN과 EV 미생물은 특정 유전형에서 골근감소증 개선 효과를 보이는 유망한 파마바이오틱스로, 향후 인체 적용 가능성 및 안전성 검증을 거쳐 맞춤형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KIST 김명석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특정 천연물의 효능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천연물-장내 미생물-유전자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밝혀냄으로써 골근감소증 치료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향후 한국인에게 흔한 유전형에 맞는 맞춤형 파마바이오틱스 개발을 통해 골근감소증으로 고통받는 많은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박사후 국내연수 과제(2022R1A6A3A01085975)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Microbiome'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sallykim011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