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동주 기자] 비만치료제 ‘삭센다’(리라글루티드)의 후속 약물 ‘위고비’(세마글루티드)가 국내 출시 초읽기에 들어섰다. 유명인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효과에 대한 기대가 모이고 있지만 고가의 비용과 요요 현상을 비롯한 각종 부작용 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 일주일에 1번 투여로 약 15% 달하는 체중감량 효과…머스크 등 해외 유명인들 입소문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지난달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치료제 ‘위고비 프리필드펜’의 국내 허가 승인을 받았다. 이르면 오는 2024년 상반기 중 국내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고비’는 주 1회 투여하는 비만 치료제로 성인 환자의 체중 감량 및 체중 유지를 포함한 체중관리를 위해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 및 신체 활동 증대의 보조제로서 허가됐다.

이번 허가를 통해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으면서 BMI가 27kg/㎡이상 30kg/㎡ 미만인 과체중 환자에서 사용이 가능해졌다.

비만은 고혈압과 2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동반할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및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비만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면서 국내 비만율은 2021년 37.1%에 달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21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은 ‘위고비’는 기존 삭센다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16개국에서 1961명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를 보면, 치료 68주째에 환자들은 평균 14.9% 상당의 체중 감소를 경험했다. 체중 10% 이상 감소한 환자는 69.1%로, 10명 중 7명은 체중의 10% 이상 빠진 것.

또한 1일 1회 투여하는 ‘삭센다’와 달리 1주일에 한 번 투여로 편의성이 높아졌다. ‘위고비’의 초기 투여 용량은 주 1회 0.25mg으로 시작해 16주 동안 유지용량인 주 1회 2.4 mg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한다.

더욱이 ‘위고비’는 지난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가 자신의 트위터에 "간헐적 단식과 위고비로 약 13kg을 감량했다"고 소개하면서 크게 유명세를 탔다. 또한 미국을 대표하는 셀럽인 킴 카다시안이 마릴린 먼로의 옷을 입기 위해 ‘위고비’를 처방받아 3주 만에 7.5kg을 줄였다고 밝히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노보 노디스크 사샤 세미엔추크 사장은 “한국의 비만 환자들의 비만 치료를 위한 새로운 혁신적인 치료제 ‘위고비’의 국내 승인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위고비’가 비만으로 영향을 받는 1500만 한국인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

◇ 한 달에 약값만 200만원을 평생?…요요 비롯한 각종 부작용은 ‘주의’

고가의 비용은 넘어야 할 산이다. ‘위고비’는 현재 미국에서 한 달 치 비용이 1350달러(한화 약 178만원) 정도로 연간 2000만원이 넘는 약값을 부담해야 한다.

실제로 미국의 많은 보험회사는 비만치료제를 ‘허영심 마약(vanity drugs)’으로 치부해 보험적용을 거부하고 있기도.

문제는 복용 기간이 평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위고비’를 68주 이상 투약한 뒤 사용을 중단한 사람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1년 뒤 평균적으로 감량한 체중의 2/3가 회복된 것. 결과적으로 투여 중단 후에는 요요 현상 우려가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우월한 임상 결과에도 연구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투여 후 부작용 면에서도 ‘위고비’는 임상 결과 설사, 구토, 변비, 복통 등이 매우 흔하게 나타났고 위통, 두통, 피로, 소화불량, 어지러움 등을 동반한다. 갑상선 환자 또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처방이 제한될 수 있다.

약물 반응률도 문제다. 현재까지 분석된 바로는 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날씬함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치료제를 제공함으로써 약물이 과체중과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의도치 않게 강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체중 이외에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