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 예술을 만나면>
그림 속 내 몸에 통증을 옮기세요
VOL.167 (화·수·목·금 발행)
2023-02-01

통증 때문에 힘들어하는 환자 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한 분은 통증을 ‘나를 몸에 가둬두는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셨습니다. 통증 때문에 무기력해진다면서요.


미술치료사로서 저는 통증 관리를 위해 마음챙김 미술치료를 적용하곤 합니다. 흔히 명상의 한 기법으로 알려진 마음챙김은 통증뿐 아니라 심신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됐습니다.


미술치료를 통해 통증을 다스리는 방법 가운데에는 아름다운 것을 만들거나 재미있는 작업 과정에 몰입해 통증을 잊게 하는 것도 있지만, 통증을 직시하고 통증을 표현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에 대해 표현하는 것은 통증을 바라보는 연습으로, 나와 통증을 분리시키는 과정에 해당합니다. 환자가 통증에 무력하게 당하지 않고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존재로 서게 도와줍니다.

마음챙김 미술치료는 관찰하기와 알아차림으로 시작합니다. 그 다음은 묘사하기와 명명하기, 다음으로는 비판단적으로 수용하기와 허용하기, 마지막은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기로 이어집니다.


먼저 안전한 곳에 앉아 편안하게 호흡해보세요. 앉아있는 자리에 대한 인식부터 시작합니다. 엉덩이가 닿아있는 바닥이 편안한지 딱딱한지를 느껴봅니다. 그리고 호흡합니다. 호흡할 때 내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서도 알아차리세요. 숨을 들이마실 때 배가 불룩해지는 것, 숨을 내쉴 때 마스크 안에 더운 공기가 가득 찬 느낌 같은 것들을 느껴보세요. ‘손이 차갑다’ ‘속이 부글거린다’처럼 불편함이 느껴져도 괜찮습니다. 지금 내가 불편한 상태라면 ‘불편하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겁니다. 


이제 그림을 그려봅니다. 자신의 몸을 그리세요. 그런 다음, 색연필로 아픈 부위나 느낌 등을 각기 다른 색깔로 표현해봅니다. 어떤 분은 바늘로 찌르는 느낌을, 어떤 분은 후끈거리는 느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통증을 묘사하는 겁니다. 이 과정 동안 통증은 내 몸에 있지 않고 손에 들린 도화지 속에 들어 있습니다. 어디가 얼마나 아픈지 그림을 바라보며 설명하다 보면 나 자신이 통증에 무력한 존재가 아니라 통증을 겪은 몸의 주체가 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암 환자들은 보통 파도 같은 통증을 겪고 계실 겁니다. 밀물과 썰물을 반복하는 파도처럼 통증도 왔다가 사라지고, 저만치 간 듯하다가도 또 몸을 휘감아옵니다. 하지만 파도는 파도일 뿐입니다. 파도가 와도 몸은 녹아내리거나 사라지지 않습니다. 모래사장에 그대로 누워있죠. 파도에 집중하느라 모래사장에 뉘인 내 몸 전체를 잊지 마세요. 통증보다 내 몸이 더 큽니다. 아픈 몸이지만 그 몸의 주인은 여러분입니다. 통증보다 더 큰 존재가 되어서 통증의 크기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시길 바랍니다.


위의 그림은 한 환자분이 요청해서 그렸던 그림입니다. 창밖에는 비가 내리지만 집 안은 안전하고 따뜻합니다. 편안한 곳에서 평온한 마음으로 쉬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분처럼 통증을 창밖의 비처럼 바라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지금 여러분이 앉아계신 그 자리가 늘 편안하길 바랍니다.


/김태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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