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는 왜 자꾸 SK바이오사이언스를 띄울까?

입력 2020.07.28 18:05

국내 기업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주소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모습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빌 게이츠 회장이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에  “한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내년 6월부터 연간 2억 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전세계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가운데, 빌 게이츠가 구체적으로 한국 백신 전문 기업 이름을 언급하면서 해당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4년부터 인연… 기술력 인정
빌 게이츠가 SK바이오사이언스에 기대감을 표시한 이유는 연구 개발(R&D) 능력과 생산 능력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2014년부터 게이츠 재단은 간접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장티푸스, 로타바이러스 백신 개발과 관련해 지원을 해왔다. 지난 5월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360만 달러(약 4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에 따르면  2012년에 안동에 세워진 백신 제조 공장의 생산 시스템이 최첨단 플랫폼이라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용이, 이를 인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앞서 있는 코로나19 백신 제조 방식인 ‘바이러스 전달체 기술(독성을 없앤 바이러스에 코로나19 유전자를 넣어 항체를 만드는 방식)’ 보유하고 있고,  세포 배양 기술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영국 옥스포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생산과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이 회사측의 해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5년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출시했고, 2017년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2018년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의 자체 개발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관련 2개의 백신을 개발 중이다. 하나는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개발을 하고 있으며, 게이츠 재단 지원을 받아 만드는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가톨릭대 백신바이오연구소 강진한 소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관련 임상시험계획서 승인을 받지 않은 상황이지만, 백신 생산 인프라로 보면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다”며 “한국 백신 기업에 대한 빌 게이츠의 기대감 표현은 당장 효과 좋은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을 기대했다기 보다, 향후 백신 개발 시 저개발 국가 지원과 협조를 고려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현재 백신 개발 선두 그룹인 미국, 영국의 경우 자국 내 코로나 19 환자가 많아 백신이 개발돼도 자국민 보호를 위해 우선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 소장은 분석했다.

"국산 백신 개발 1~2년 늦지만 개발 계속돼야"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국내 코로나19 백신은 주요 기업들이 연내 임상시험에 진입해 내년 하반기 이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선두그룹인 미국, 영국, 중국 보다 1~2년 백신 개발이 늦을 것이라고 예측된다. 국내사 중에서는 제넥신이 지난 6월 11일 DNA 백신 임상시험에 착수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등도 연내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 3상을 시작한 외국 기업들과 비교하면 출발이 늦고, 우리나라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적어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 한계로 지적되지만 전문가들은 백신 주권 확립을 위해 백신 개발은 완성해야 한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백신 생산의 한계 때문에 '자국 우선주의'의 움직임도 있다. 일례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정책에는 미국 내 코로나19를 가능한 빠르게 퇴치하기 위해 백신 개발 가능성이 높은 회사에 가장 먼저 백신을 입수해 오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강 소장은 “선진국이 백신에 대해 자국 우선주의로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백신 개발은 계속돼야 한다”며 “그렇지만 지금 연구 개발 지원 규모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전세계인에게 사용하는 백신을 만들기 위해 글로벌 임상을 하려면 적어도 8000억 이상 들어가고, 국내 임상만 해도 몇백억이 들어가기 때문에 연구 지원 스케일이 커져야 한다고 강 소장은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