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족성 전립선암 유병률, 서양인만큼 높다

입력 2019.12.18 10:01

국내 최초​ 한국인 전립선암 가족력 연구

변석수 교수팀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변석수 교수·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김명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한국인 유전성 전립선암 유병률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우리나라에서 전립선암이 급증하고 있다. 2006년 전립선암 발생자수는 4527건에서 2016년 1만1800건으로 10년간 2배 이상 늘었다(국가암등록 통계).

전립선암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나이, 인종, 가족력이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이다. 환경적인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들에 의하면 약 9~13%의 전립선암이 가족력을 가진 유전적 성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환자들의 유전성 전립선암 유병률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정보가 적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변석수 교수·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김명 교수팀이 한국인 유전성 전립선암 유병률에 대한 대규모 연구결과를 국내 최초로 발표했다.

◇​가족성 전립선암 유병률 8.4%…서양과 비슷

연구는 2018년 9월~2019년 3월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은 1102명의 전립선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립선암의 가족력에 대한 가계도를 전향적으로 작성해 유전성 전립선암의 유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가족성 전립선암(조부, 아버지, 형제, 외삼촌에서 발병) 유병률은 8.4%(93명), 그중에서도 직계 가족성 전립선암(아버지 및 형제에서 발병)의 유병률은 6.7%(74명)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한국인에서도 가족성 전립선암의 유병률이 서구에서의 가족성 전립선암 유병률(9~13%)과 비슷하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환자 특성을 살펴본 결과, 가족성 전립선암 환자들의 발병 나이는 평균 63세로, 비가족성 전립선암 환자들의 평균 발병 나이인 66세에 비해 낮았다. 예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흥미로운 점은 전립선암 환자들의 유전체 변이 발현을 비교한 결과다. 면역조직염색법을 통한 비교 결과, 종양 억제 유전자 단백질로 알려진 ‘p53’의 변이가 비가족성 전립선암 그룹(0.3%)보다 가족성 전립선암 그룹(1.6%)에서 더 흔하게 발현됐다.

p53은 암 발생을 억제하는 유전인자다.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데, p53 단백질이 변이를 일으키면 종양 억제 기능을 하지 못해 암이 발병할 확률이 훨씬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석수 교수는 “한국인 전립선암 발병 연구결과가 거의 없는 현실에서,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에서도 서양인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전적 원인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가족력은 전립선암 발병의 명확한 위험인자이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의 발병 고위험군을 찾을 수 있는 만큼 한국인에 맞는 발병위험 유전자검사의 상용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 교수는 “전립선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45세부터 적극적인 전립선암 선별검사를 통한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비뇨의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전립선(The Prostate; IF 2.876)’ 최신호에 게재됐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