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사, 복통, 구토 등이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장염이라고 단정지으면 안 된다. 해당 증상이 짧은 시일 내에 사라지지 않는다면 감염성 장염이 아닌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염증성 장질환이란 신체 내부 면역 체계의 이상 반응으로 인해 소화기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으로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이 존재하며,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크론병이란 입부터 식도, 위, 소장, 대장,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여러 군데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서구에서 흔한 질환이나 식습관의 변화로 인해 최근 국내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염증 부위가 연속적이지 않고 부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만 국한해 대장의 점막에 염증 혹은 궤양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주로 20~30대 젊은 층의 발병률이 높으며, 동물성 지방섭취나 가공식품 등 서구화된 생활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염증성 장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이다. 초기에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나 치질, 장염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자연적으로 치유가 가능한 일반적인 장염과 달리 염증성 장질환의 경우 내과적 치료가 필수다.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며 장 폐쇄, 장 천공 등 합병증에 걸릴 위험도 증가한다. 자가면역질환의 특성상 위장관 증상뿐 아니라 관절, 피부, 안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는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개선하고 약물을 투여해 결과적으로 염증을 완화시키는 데 목표를 둔다. 환자 상태를 고려해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 억제제 등이 처방되며 증상의 상태가 심각할 경우 항-TNF 제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해 치료가 이루어진다.
한솔병원 소화기내과 이경훈 전문의는 “염증성 장질환의 경우 발견 시 제때 약물치료를 받아 증상을 호전시키고 장 점막을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때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증상이 악화돼 응급상황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