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이상 설사,복통 있다면 의심…증상 따라 식사도 달라야”

입력 2019.03.04 17:06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박동일 교수 인터뷰

박동일 교수
박동일 교수/강북삼성병원 제공

염증성장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을 함께 일컫는다. 국내 염증성장질환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서울 일부 지역의 염증성장질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86~1990년의 인구 10만 명 당 발생률은 크론병 0.05명, 궤양성대장염 0.34명이었다. 그러나 1996~2000년엔 크론병 0.52명, 궤양성대장염 1.74명이었으며 2006~2012년엔 크론병 3.2명, 궤양성대장염 4.6명으로 크게 늘었다. 국내에서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염증성장질환 관리에 대해, 명의로 불리는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박동일 교수에게 물었다.

Q.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은 같은 염증성장질환인데, 어떻게 다릅니까?

A. 궤양성대장염은 말 그대로 궤양에 대장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직장부터 맹장까지, 대장 길이는 보통 1.6미터 정도입니다. 대장에 연속적으로 염증이 생기고, 헐어서 저절로 피가 나는 상태죠.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 어느 부분에든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궤양성대장염에 비해 염증 부위 궤양이 깊습니다. 장에 구멍이 나기도 하고, 수술해도 재발할 수 있습니다.

Q.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A. 유럽, 미국, 호주 등에서 많은 과학자들이 원인을 밝히려 노력했지만 아직 밝히지 못했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 유전적 소인이 작용합니다. 유전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염증성장질환 환자의 부모, 형제, 자녀는 염증성장질환 유병률이 일반인보다 13.8배 높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가족 집적성’이라고 합니다. 관련 유전자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유전자 문제보다, 공유하는 환경이 비슷해 그런 것으로 파악됩니다. 

Q. 그렇다면 추측 원인에는 어떤 게 있나요?

A. 처음 제가 의사생활을 했을 때만 해도 염증성장질환에 대해 이렇게 배웠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병이지만 외국에는 이런 병도 있다”고요. 과거에 비해 한국인의 유전자는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다만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서구화되면서 먹거리가 많이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동물성지방, 패스트푸드, 정제 당류, 인공감미료 섭취가 늘어나면서 장내세균총이 이러한 음식을 좋아하는 종류로 바뀌었다고 봅니다. 이 장내세균총이 염증성장질환에 영향을 줬다고 추측합니다.

위생과 관련된 의견도 있습니다. 과거 공중위생에 취약할 때는 어린 시절 기생충 감염 등 각종 감염성 질환의 경험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 감염 경험이 줄어들면서 장내면역체계 발달에 문제가 생겨 면역과 관련한 염증성질환 감수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는 15세 이하에서 항생제를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 대기오염, 모유수유 감소 등이 간접 원인으로 추측됩니다. 결국 여러 환경인자가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Q. 염증성장질환은 최대한 빨리 발견하는 게 치료에 유리하다던데, 어떤 증상이 있으면 의심해야 합니까?

A. 궤양성대장염은 장염 증상이 가장 흔합니다. 설사를 동반한 복통을 가장 의심해야 합니다. 심하면 혈변이 나오고, 음식 섭취가 힘들어 체중이 감소합니다. 대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아 자주 화장실을 가는 증상이 몇 개월 이상 지속됩니다.

크론병도 비슷합니다. 복통과 설사, 혈변, 발열, 음식 섭취 감소 등이 주요 증상입니다. 한 달 이상 장염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염증성장질환을 의심하고, 전문의와 상의하길 권합니다.

Q. 치료는 어떻게 진행합니까?

A. 병의 상태나, 장 손상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따라 치료가 달라집니다. 별로 심하지 않으면 부작용 위험이 매우 작은 항염증제부터 시작해 단계별로 약물 치료를 합니다. 처음부터 병의 진행이 빠르거나, 이미 장 손상이 동반된 상태라면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합니다. 이때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조절제를 초기부터 사용합니다. 3~6개월 내에 혈액 검사와 내시경 검사, CT 등으로 치료 반응을 평가해 반응이 좋지 않으면 즉시 생물학적제제를 투여합니다. 이때는 단순히 환자가 느끼는 증상보다, 내시경 검사가 중요합니다. 궤양이 완전히 치료돼야 재발이 적고, 장 손상 진행도 예방할 수 있는데 이는 내시경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크론병에서는 약물치료 외에 경장영양요법(enteral nutrition)도 씁니다. 튜브를 통해 직접 위장관에 영양을 공급하는 방법입니다. 소아에게 효과가 좋습니다. 점막 손상, 체중증가,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복통이나 구역, 설사가 있으면 ‘저포드맵식(장에 잘 흡수되지 않고 남아 발효되는 식이 탄수화물 일종인 포드맵이 적은 식품 위주로 식사하는 것으로 쌀밥, 두부, 바나나, 블루베리, 포도, 토마토, 딸기, 가지, 호박, 당근, 시금치 등이 대표적이다)’ ‘무글루텐식’ ‘우유절제식’이 도움됩니다. 장폐색 위험이 있다면 불용성 섬유소를 제외한 저잔사식(섬유소가 적어 가스 발생이나 대변의 용량이 적어지는 식단)이 좋습니다.

Q. 완치가 가능한가요?

A. 불치병으로 알려졌지만, 제대로 치료 및 관리를 받으면 정상적인 직장생활이 가능합니다. 과거에는 증상을 조절하는 것만 치료 목표였습니다. 최근에는 증상 소실 되에 장 점막 궤양이나 염증을 치유해 질병의 진행을 막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게 목표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꾸준히 치료받길 권합니다.

Q. 염증성장질환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A. 흡연, 경구피임제 및 소염진통제 복용은 크론병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재발의 위험인자이기도 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환자들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질병활성도가 높아져 장증상이 재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각자 건강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게 중요합니다.

Q. 환자들이 곧잘 간과하는 정보나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면?

A. 진단 당시에는 대부분 증상이 심해, 약물 치료에 적극적입니다. 하지만 치료를 시작하면 증상이 호전돼, 자신의 병이 완치됐다고 착각하거나 막연히 괜찮다고 생각해 약물 복용을 중지하거나 병원에 오지 않는 환자가 꽤 있습니다. 몇 개월 내에 재발해 더 심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과거 효과를 봤던 약물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아 입원치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지속적인 약물치료로, 증상을 항상 관리하길 권합니다.



박동일 교수
박동일 교수/강북삼성병원 제공

박동일 교수는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 석사 및 박사를 지냈다. 미국 피트버그병원과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센터에서 연수했다. 대한장연구학회 이사, 대한장연구학회 IBD 연구회 의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IBD 연구회 위원장이다.  The American Biographical Institute The Hippocrates award, American Cancer Society UICC International Fellowships for Beginning Investigators 등을 수상했다.  전문 연구분야는 염증성장질환, 대장암, 소장 및 대장질환, 마이크로바이옴클리닉 등이다. 현재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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