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성 근육 건강 '빨간불', 60대와 비슷

입력 2019.04.30 09:14

[100세 시대, 노쇠는 病이다] [11] 젊은 여성 근육·뼈 건강
20대 女 악력, 60대보다 약간 높아… 골밀도도 40대보다 낮거나 비슷
심한 다이어트·운동 부족이 원인

노쇠는 주로 65세 이후 고령자에게 발생하지만 그 요인은 수십년간 누적돼 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청년기부터 노쇠의 주요 요인인 근육과 뼈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데, 20~30대 여성의 근육과 뼈 건강 상태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가 크다.

◇25~29세 여성 악력, 60대보다 겨우 1.1㎏ 높아

근육과 뼈 밀도는 30대에 정점에 이른 후 지속적으로 줄어든다. 감소세는 비교적 완만하게 진행되다가 60대 초중반 이후에 속도가 빨라지고 심하면 노쇠에 이른다. 그래서 20~30대도 근육과 뼈 건강을 미리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한국노인노쇠코호트 및 중재연구 사업단 단장)는 "젊었을 때에 신체 기능을 최대로 올려둔다면 고령자가 돼 기능이 떨어져도 노쇠까지 가는 것을 막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의 근육 건강이 60대와 비슷해서 우려를 자아낸다.
젊은 여성의 근육 건강이 60대와 비슷해서 우려를 자아낸다. 25~29세 여성은 동년배 영국 여성과 한국 남성에 비해 65~69세 그룹과의 악력 차이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하경
근력과 근육량은 근육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다. 그런데 국내 20~30대 여성의 근력은 낮고 근육량은 적다. 경희대 융합의학과 김미지 교수팀이 2014~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25~29세 여성과 65~69세 여성의 '악력(손아귀 힘)'을 비교한 결과, 25~ 29세 여성의 악력은 26.1㎏으로 65~69세의 25㎏에 비해 불과 1.1㎏ 더 높았다. 같은 연령대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영국 조사에서는 25~29세가 65~69세보다 5.3㎏ 더 높았고, 국내 남성은 두 연령대 사이에 7.1㎏이나 차이가 났다. 30대 여성의 근력도 정도는 달라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근육량 조사에서는 역전 현상까지 일어났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 등이 키를 감안한 골격근량을 비교한 결과 20~30대 여성의 골격근량이 60대 여성보다 적었다.

뼈 건강의 지표인 골밀도 또한 20~30대 여성은 낮은 수준이다. 2008~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이후에는 골밀도 조사 안 함)에서 20~30대 여성의 넙다리뼈, 허리뼈 골밀도는 40대 여성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았는데, 전문가들은 지금도 비슷한 상태일 것으로 추정한다. 골밀도도 근육처럼 젊었을 때에 많이 높여둬야 노후에 일정 수준을 유지하기가 수월하다.

◇부적절한 영양 섭취, 운동 부족 등이 원인

20~30대 여성의 근육과 뼈 상태가 부실한 이유로는 과도한 다이어트, 부적절한 영양 섭취, 운동 부족, 비타민D 결핍 등이 꼽힌다. 날씬한 체형 유지를 위한 과도한 다이어트가 첫째 원인이다. 일상적인 신체 활동 부족도 한몫한다. 30대 여성의 걷기 실천율은 31.7%로 60대의 40.2%에 비해 적고 근력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비율도 14.1%로 60대(16%)보다 낮다. 반면에 앉거나 누워서 지내는 시간은 하루 8.4시간으로 60대(7.1시간)보다 오히려 길다.

총에너지 섭취량도 부족하다. 20~30대 여성은 하루 약 1730㎉를 섭취하지만 이는 1일 권장량의 85% 수준이다. 칼슘은 권장량의 65% 수준만 섭취한다. 칼슘이 부족하면 골밀도가 떨어져 골다공증으로 진행되기 쉽다. 실외 활동 저조, 자외선 차단제 과용으로 인한 비타민D 부족도 뼈를 약하게 만든다. 비타민D는 모든 연령대에서 부족한데, 특히 20~34세 여성은 평균 15ng/㎗ 수준으로 전연령대에서 가장 낮다. 비타민D 수치는 30 이상이면 정상, 20~30 미만은 부족, 20 미만은 매우 부족으로 분류한다.

◇단편적 대응보다 신체 시스템 전체를 생각해야

20~30대의 근육 및 뼈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과도한 다이어트를 삼가고 충분하고 균형있는 영양 섭취를 해야 한다. 또한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통해 체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원장원 교수는 "연령대 별로 노쇠 대비 전략은 다르다"며 "20~30대는 신체 기능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균형 잡힌 식사와 일상 생활에서 신체 활동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40~50대는 이들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20~30대에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단백질 위주의 식사에 의존하는 등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정희원 전문의는 "30~40대에는 근력 높이기 등 단편적인 노력보다 노화 지연과 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한 균형 잡힌 식사, 금연, 활동량 유지 등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해서 우리 몸의 전체 시스템이 노쇠하지 않게 되면 근육과 신체 기능도 잘 보존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60세 이후에는 우리 몸이 근육과 체중을 잃는 방향으로 균형을 옮기기 때문에 근력과 신체기능 보존을 위해 단백질이 포함된 영양을 잘 섭취하고 근력 운동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공동 기획: 대한노인병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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