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곤란·마른기침… 폐 굳는 '폐섬유증' 의심

입력 2019.04.22 09:56

'특발성'은 원인 없어… 평균 생존 기간 3~5년
50세 이상 흡연자, 매년 엑스레이 촬영해야
예후 나빠… 초기에 약물치료해야 진행 늦춰

최근 타계한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사인이 폐섬유증으로 추정되면서, 페섬유증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발성 폐섬유증, 예후 나빠 조기 발견이 최선

폐섬유증은 폐가 점점 딱딱해지고 기능이 떨어져,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류마티스 질환이나 방사선·곰팡이 노출 등이 원인이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 '특발성 폐섬유증(IPF)'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송진우 교수는 "폐가 딱딱해지는 질환 중에서도 특발성 폐섬유증은 가장 예후가 나쁘고, 환자 규모로도 1~2위를 다툰다"며 "국내에서는 10만명당 10~40명이 특발성 폐섬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고 말했다. 진단을 받은 후 평균 생존 기간은 3~5년이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1~2년에 걸쳐 서서히 호흡이 불편해지는 게 주요 증상이며, 조기에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예후가 좋아진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1~2년에 걸쳐 서서히 호흡이 불편해지는 게 주요 증상이며, 조기에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예후가 좋아진다.
특발성 폐섬유증이 생기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단, 관련 위험 인자는 있다. ▲흡연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 ▲위식도역류질환 ▲가족력 등이다. 송진우 교수는 "젊은 사람이나 여성에게는 잘 생기지 않으며, 환자의 80%가 50세 이상의 남성 흡연자"라고 말했다. 1~2년에 걸쳐 서서히 호흡이 불편해지는 호흡곤란이 주요 증상이다. 또한 예전과 달리 마른기침이 자주 난다. 심해지면 저산소증으로 입술 주변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 손가락 끝 모양이 뭉툭하고 둥글게 변하는 곤봉지(棍棒指)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상 증상이 나타났거나, 가족 중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가 있거나, 50세 이상 흡연자라면 1년에 한 번 엑스레이 촬영으로 폐를 살펴야 특발성 폐섬유증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확진은 엑스레이 촬영 외에, CT(컴퓨터단층촬영) 등으로 한다. 송 교수는 "폐는 한 번 파괴되면 원상 회복이 불가능한 장기"라며 "폐 질환은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며,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가능한 빨리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질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항섬유화제 꾸준히 복용하면 악화 위험 줄여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섬유화 진행을 최대한 늦춰주는 약물 복용 치료가 기본이다. 심한 폐섬유증이면 폐 이식수술을 고려하지만, 65세 이상이면 이식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잘 하지 않는다. 약물은 피르페니돈 성분(피레스파 등)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한다. 피르페니돈 성분은 2008년 처음 일본에서 항섬유화제로 개발됐다. 미국 FDA 승인을 받았으며, 2012년 일동제약에서 출시해 국내에서 희귀약으로 지정됐다. 올해부터는 보험 급여 기준이 확대돼, 월 1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송진우 교수는 "약물 치료를 하는 환자는 질병 진행 속도가 2~3년 정도 느려진다"고 말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병이 갑자기 악화되기도 한다. 이를 급성악화라 부르는데, 폐렴이 함께 생기면 사망할 수 있다. 송 교수는 "약물 치료를 하면 급성악화 위험도 줄어든다"며 "병이 진행될수록 급성악화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초기부터 약물치료를 꾸준히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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