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율 높아집니다"

입력 2019.02.20 07:0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호 교수

매년 2월 15일은 세계 소아암의 날이다. 소아암은 소아에게 생긴 다양한 암을 모두 포괄한다. 그중 대표적인 부위가 혈액(백혈병, 소아혈액종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소아암 환자 10명 중 2~3명은 백혈병으로, 소아암 중 가장 비중이 크다. 소아암은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지만, 적극적인 치료로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 소아암 명의로 알려진 한양대병원 이영호 교수에게, 소아암의 원인과 완치율을 높이는 치료법에 대해 물었다.

Q. 소아백혈병은 무엇이며, 어떤 종류가 있나요?
A.
혈액 세포가 암으로 변하는 백혈병이 소아에게 생기는 게 소아백혈병입니다. 백혈병은 진행 양상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하는데, 소아백혈병은 97%가 급성입니다. 백혈병 세포 종류에 따라서는 골수성과 림프모구성으로 구분합니다. 소아 급성백혈병은 림프모구성이 70%로 많고, 소아 만성백혈병은 골수성이 대부분입니다.

Q. 자녀에게 백혈병이 있다고 하면, 유전적 원인일까 자책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백혈병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A.
소아백혈병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의학적으로 암 발생은 방사선 노출이나 특정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인체 세포가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면, 암세포로 증식하면서 생긴다고 봅니다. 따라서 자녀가 백혈병에 걸렸다고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부모에게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Q. 백혈병을 미리 예측할 수 있을 만한 이상 징후는 없을까요? 
A.
안타깝게도 성인과 달리, 미리 예측할만한 지표나 검사가 없습니다. 단, 백혈병은 정상 혈액세포들이 만들어지지 않아 생기기 때문에 빈혈, 이상 출혈,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발열 같은 증상이 있다면 의심해야 합니다.

Q. 똑같은 백혈병이라도, 성인과 소아는 양상이 다를 것 같습니다.
A.
소아 암세포는 성인의 것보다 빨리 자랍니다. 암세포가 빨리 자란다는 건, 항암제나 방사선을 사용했을 때 성장속도가 느린 성인 암세포보다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도 됩니다. 때문에 소아암은 성인 암보다 초기에 더 강력하게 치료해 완치율을 높이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Q. 치료법에는 무엇이 있으며, 어떤 치료법을 선택하는 게 좋은지 궁금합니다.
A.
항암제치료, 방사선치료, 조혈모세포이식 등의 방법을 단독 혹은 병합하여 적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치료법을 고민하시는 분도 있는데. 소아암 치료는 다기관의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한 국제적인 원칙이 있습니다. 때문에 진단 받은 소아혈액종양전문의와 상의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이영호 교수 사진
이영호 교수/한양대병원 제공

Q. 최근 새롭게 나온 치료법이나, 관련한 학계 최신 의견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A.
최신 치료법에는 제대혈이식이 대표적입니다. 제대혈이란 신생아 출생 당시 탯줄과 태반에 존재하는 혈액입니다. 혈액을 만들어내는 조혈줄기세포와 각종 기관(혈관, 신경, 근육 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중간엽줄기세포가 있습니다. 기증 또는 가족 소유의 제대혈을 채취. 냉동보관 해두었다 필요한 경우에 녹여서 사용합니다. 항암제나 방사선치료로 면역기능을 소실시킨 다음에 제대혈을 정맥 혈관을 통해 주사합니다. 이렇게 되면 2~4주 후에 환자 골수에 자리를 잡은 다음, 건강한 혈액 세포를 만들어 냅니다. 이것이 제대혈 조혈모세포이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제대혈이식을 받은 환자가 기억납니다. 만 5세 때 급성백혈병이 재발돼, 제대혈이식을 받았습니다. 현재까지 20년 이상 생존해 있고, 곧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Q. 소아백혈병이 불치병으로 인식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완치가 되는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완치되기까지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A.
항암치료 기간은 소아암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지만, 약 1-3년의 치료기간이 필요합니다. 치료가 종료된 시점부터 만 3년간 재발이 안 되면 완치라고 판단합니다. 소아암 완치율이 20-30년 전만 하더라도 약 50%에 불과하였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 완치율도 70% 이상입니다. 특히, 소아에서 가장 흔한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완치율이 약 80-90%에 달합니다.

Q. 소아백혈병 환자가 치료 중 지켜야 할 식습관이 따로 있나요? 
A.
있습니다.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날것을 절대 피해야 합니다. 생선회, 육회, 조리하지 않은 채소, 껍질 얇은 생과일 등이죠. 건강한 사람의 몸속에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세균이라도, 항암치료로 면역이 떨어진 아이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잘 익혀 먹는다면 음식 종류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Q. 식습관 외에 환자가 지키면 좋은 생활습관은 무엇입니까? 
A.
개인적으로 희망을 가지고,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완치율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완치 이후에도 학업이나 결혼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합니다. 다만 완치 이후에도 합병증 조기 발견을 위해, 정기 건강검진을 하길 바랍니다.

이영호 교수 사진
이영호 교수/한양대병원 제공

이영호 교수는?
한양의대 소아혈액종양분과 교수. 1990년 미국 UCLA 소아혈액종양분과와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연수 이후, 소아혈액종양 외길을 걷고 있다. 소아혈액종양 환자들을 위해 일선에서의 치료 아니라, 완치 후 학교 및 사회생활 적응을 위해 국가 지원을 받는 병원학교를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설립 및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교육부장관 및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소아혈액종양 환자들에게는 필수적인 치료방법이었던 제대혈이식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하였으며, 제대혈이식의 활성화를 위하여 제대혈은행의 설립과 운영, 제대혈 관련법안 제정을 주도했다. 현재 보건복지부 제대혈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제대혈을 이용한 다양한 재생의료 분야 연구를 수행 중이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