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성인암보다 치료 잘 돼… 백혈병 85% 완치

입력 2015.01.07 08:00

성인은 완치율 50% 불과
소아, 암세포 빨리 자라
항암 치료 효과 훨씬 커

암(癌)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존재다. 하지만 18세 이하 어린이·청소년에게 생기는 소아암은 다행히도 치료가 잘 되는 '말 잘 듣는 암'인 경우가 많다. 소아암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백혈병과 그 다음으로 많이 생기는 악성림프종의 완치율은 85%에 달한다. 뇌종양에 걸려도 60~80%가 완치된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종양혈액과 고경남 교수는 "다른 종류의 소아암도 성인 암보다 치료가 잘 되는 편"이라며 "어린 나이에 암에 걸렸다고 해서 환자나 환자의 부모가 무조건 절망해선 안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소아암, 환경·유전 모두 관계 없어

소아암은 대체로 줄기세포(여러 신체 조직으로 완성될 수 있는 미분화된 세포) 단계에서 발병한다. 외부 환경적 요인에 의해 암이 발생할 여지가 거의 없다. 태아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생긴 비정상적 유전자 변이가 직접적인 원인인데, 부모의 유전력도 관계가 없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는 "소아암 발병은 전적으로 '확률'의 문제"라며 "인종·국가에 상관없이 전체 암의 1.2% 정도를 차지하는 일정한 발생 비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아암은 크게 10개 종류로 나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백혈병, 뇌종양, 악성림프종(인체의 면역체계인 림프계에서 발생한 암 중 몸 전체로 빨리 퍼지는 암)이다. 이들 3가지가 소아암 전체 발생 건수의 반 정도를 차지한다. 이 밖에 신경모세포종(신경에 생기는 암), 골육종(뼈에 생기는 암), 횡문근육종(근육에 생기는 암) 등이 있다. 피부나 위장기관의 표면을 덮는 상피(上皮) 조직이 아닌, 장기의 안쪽에서 주로 발생한다.

소아암은 성인암에 비해 치료가 잘 된다. 소아암 환자들이 퇴원 후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 정규 교과목을 가르치는 병원 학교가 31개 운영 중이다. 서울아산병원 병원 학교에서 미술 수업을 받고 있는 소아암 환자들.
소아암은 성인암에 비해 치료가 잘 된다. 소아암 환자들이 퇴원 후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 정규 교과목을 가르치는 병원 학교가 31개 운영 중이다. 서울아산병원 병원 학교에서 미술 수업을 받고 있는 소아암 환자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암세포 빨리 자라 되레 치료 잘 돼

소아암은 성인암에 비해 자라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줄기세포 단계에서 생기는 암의 특징이다. 그런데 이 점이 오히려 암의 효과적인 치료를 돕는다. 항암제는 빨리 자라는 세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소아암은 진단시 80% 이상이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가 이뤄진 소위 '암 말기' 상태이지만, 항암제가 잘 들어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줄기세포 단계에서 발생한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의 경우 성인은 완치율이 50% 정도인 반면, 소아는 85% 정도다.

소아는 나이 든 성인에 비해 몸의 회복력이 좋아 더 독한 항암제를 쓸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강 교수는 "소아의 경우 비교적 독한 항암제를 써 성인보다 몸이 더 힘들지만, 그 만큼 치료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완치 후 사회 복귀도 쉬워

소아암 환자들의 치료 후 사회 복귀도 점차 쉬워지고 있다. 고 교수는 "환자를 위험 등급별로 나눠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법이 발달, 부작용이 적은 신약까지 적극 활용되면서 투병 과정이 이전에 비해 덜 고생스러워졌다"며 "이로 인해 치료와 통학을 병행하는 학생들이 더욱 많아졌다"고 말했다. 교육부에서 허가를 받고 운영하는 '병원 학교'도 전국에 31개가 있다. 병원 학교는 우리나라 정식 교과 과목(국어·수학·영어 등)을 가르쳐 2~3년간 학교 생활을 멈춰야 하는 학생들이 치료 후에도 학교에 잘 복귀할 수 있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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