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보다 '뇌춘'… 왼손으로 양치질하고 뒤로 걸어보세요

입력 2019.02.01 06:10

'뇌 나이' 젊어지는 방법

백세 시대에 가장 두려운 것 중 하나가 치매다. 치매를 막으려면 운동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뻔한 얘기만 떠오른다면 주목하자. 뇌의 나이를 되돌려주는 색다르고 효과적인 '뇌춘(腦春)' 방법을 소개한다.

뇌 나이 되돌릴 수 있을까?

먼저, 뇌가 노화하는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이 들면서 기억력이 떨어지고 치매 위험이 높아지는 건 뇌에 베타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 같은 노폐물이 쌓이고 뇌 크기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뇌 기능 자체도 떨어지는데, 뉴런이라고 불리는 뇌신경세포 간 자극 전달이 잘 안되면서, 신경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시냅스도 형성되지 않는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뇌신경센터 장민욱 교수는 "찌꺼기가 쌓이고 작아진 뇌를 정상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뇌 기능이 떨어지는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미 노폐물이 쌓이고 작아진 뇌라 하더라도 노력을 통해 충분히 정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대한노인병학회 가혁 이사는 "뇌가 물리적으로 파괴됐다 하더라도, 평소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살면 치매 증상이 없었다는 유명한 수녀원 연구가 있다"며 "뇌 나이도 노력을 통해 되돌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색 뇌춘 비법

국내외 전문가들이 추천하고, 연구를 통해 효과가 증명된 재미있는 뇌춘 비법은 다음과 같다.

뇌 나이도 노력하면 되돌릴 수 있다. ‘뇌춘(腦春)’을 위해선 평소 익숙지 않았던 일에 도전하는 게 가장 좋다. 왼손으로 밥을 떠 먹거나, 뒤로 걸어보는 식이다.
뇌 나이도 노력하면 되돌릴 수 있다. ‘뇌춘(腦春)’을 위해선 평소 익숙지 않았던 일에 도전하는 게 가장 좋다. 왼손으로 밥을 떠 먹거나, 뒤로 걸어보는 식이다.
뉴로빅하기=뉴로빅(neurobics)이란, 뇌신경세포인 뉴런과 에어로빅을 합친 합성어다. 뉴런을 단련하자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익숙하지 않은 것에 도전해야 한다. 장민욱 교수는 "평소 안 하던 걸 수행할 땐 기억력과 관련 있는 전두엽이 활성화된다"며 "전두엽이 활성화되면 뇌 전반의 노화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뉴로빅은 ▲눈 감고 식사하기 ▲식사 때 음식 냄새 맡아보기 ▲왼손(평소 안 쓰는 손)으로 머리 빗기·양치질하기·밥먹기 ▲가족과 눈빛으로 대화하기 ▲눈 감은 채로 대·소변 보기 등이다. 뒤로 걷기도 좋다. 영국 로햄턴대에서 성인 114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뒤로 걷기, 제자리 걷기, 앞으로 걷기를 각각 시켰다. 그 후 기억력 테스트를 했더니 뒤로 걸은 그룹이 평균 두 개의 답을 더 맞췄다.

그림 그리기=캐나다 워털루대 연구팀이 대학생과 노인 그룹에게 각각 단어 30개를 보여준 뒤 기억력을 측정했다. 참가자들은 단어를 여러 차례 써보거나, 단어에 해당하는 그림을 그리거나, 단어 대상의 특징을 나열하는 등 총 세 가지 방식을 이용해 단어를 외웠다. 그 결과, 대학생과 노인 모두 그림을 그려서 외웠을 때 더 많은 단어를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림을 그리면 시각적, 공간적, 언어적 요소와 그리는 행위로 인한 운동적 요소가 모두 활성화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평소 새로운 정보를 얻으면 그림을 그리자. 손주의 옷차림, 아침 상차림 등을 그리면서 외우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춤추기=지겨운 운동 대신 춤을 추면 뇌 노화 방지 효과가 크다. 독일 신경퇴행성 질병센터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사교댄스를 췄더니 기억 통합력·학습력·공간지각력 등이 개선됐다. 신체 움직임, 균형감각 등을 담당하는 해마 기능도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춤을 추려면 육체적인 것뿐 아니라 정신적, 정서적, 사회적 기능도 총동원되기 때문에 인지 능력이 개선된다"며 "이 연구에는 사회적 교류가 중요하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일 친구를 만나면 한 달에 한 번 만나거나 거의 안 만나는 사람에 비해 노화가 더디다는 국내 연구가 있다.

허브 향 맡기=영국 노섬브리어대 연구팀에 따르면 허브의 일종인 로즈메리 향기를 맡으면 각성 효과가 있어 장기적으로는 기억력을 15% 정도 증진시킨다. 로즈메리 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성인 8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생수와 로즈메리 차를 각각 마시게 했더니, 로즈메리 차를 마신 그룹의 단어 암기력이 15% 더 좋았고, 뇌 혈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교수는 "꼭 로즈메리 향기가 아니더라도, 그동안 잘 맡아보지 못했던 허브나 약재 향을 맡아보라"며 "후각신경이 전두엽 바로 아래에 있어서, 익숙하지 않은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뇌 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손주 돌보기=연세대에서 여성 노인 2300명을 조사했더니, 1주일에 손주를 10시간 이상 돌볼 경우 인지기능점수가 23.4점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점 가량 더 높았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놀이를 하면서 뇌가 자극 받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만 육아가 노동이 돼선 안 된다. 장민욱 교수는 "아이를 돌보는 게 즐겁지 않고 스트레스로 작용한다면 오히려 뇌 노화를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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