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쓰는 인지 활동 열심히 하세요. 치매 위험 줄어듭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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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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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11.14 07:3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치매 명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정지향 교수(강서구치매안심센터장)

    100세 장수 시대에 제일 무서운 질병이 치매이다. 자기 자신은 물론, 가족과 사회에 큰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고령화 사회에 치매 환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치매의 조기 진단과 치료, 검증된 치매 예방법 확산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치매 치료의 명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정지향 교수(강서구치매안심센터장)를 만나 치매 진단과 치료, 100세 시대 치매 예방법에 대해 들었다.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정지향 교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정지향 교수/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치매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3대 치매는 알츠하이머성 치매(65~75%), 혈관성 치매 (15~20%), 파킨슨병에 의한 치매(10~15%)입니다. 치매는 나이가 들수록 위험이 높아지는 퇴행성 뇌질환입니다. 65세 이상 10%에서 치매가 발생합니다.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변형되어 축적돼 발생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같은 혈관 질환과 관련이 깊습니다.

    -치매 발생 이유는 무엇인가요??
    치매 원인에는 유전적 소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치매 원인의 65% 정도 차지한다고 추정됩니다. 나머지가 후천적인 원인입니다. 인지 활동을 안 하고, 운동을 게을리 하고, 술과 담배를 과하게 하면 치매 위험이 높아집니다. 머리 외상도 조심해야 합니다. 후천적인 요인은 충분히 조절이 가능합니다.

    -머리를 쓰는, 인지 활동을 열심히 하면 치매에 안 걸리나요?
    75세 정도가 되면 노화에 의해 뇌가 조금씩 위축됩니다. 뇌가 위축된다고 모두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뇌가 위축돼도 어떤 사람은 기억력이 떨어지고 어떤 사람은 기억력이 안 떨어집니다. 기억력이 안 떨어지는 데, 교육 수준이 가장 큰 역할을 합니다. 교육 수준이 높으면 뇌가 위축돼도 인지장애가 늦게 옵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예측 연구를 했더니, 치매가 빨리 오는 그룹, 치매가 천천히 오는 그룹의 차이는 교육 수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최종 학력뿐만 아니라, 평소 책을 읽고, 대화를 많이 나누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사람,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인지 습관을 가진 사람이 치매가 늦게 옵니다.

    -공부를 많이 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나요?
    모두 그렇지 않습니다. 뇌 위축상태에서도 인지기능이 유지됐던 노인도 폐렴 등 사건이 있었다면 치매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뇌가 위축돼 1당 100의 역할을 했던 신경세포가 건강 상태가 확 나빠져서 더 이상 지탱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결국 치매로 빠르게 진행합니다. 인지활동을 많이 한 사람은 치매가 늦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여성이 치매에 더 취약합니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치매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여성이 남성보다 약 2.5배 많습니다. 그 이유는 여성호르몬 때문으로 추정합니다. 동물실험을 통해 여성호르몬이 뇌신경세포를 보호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여성호르몬은 뇌가 적절히 흥분성을 유지하도록 하고, 뇌세포가 손상되면 재생을 돕는 역할도 합니다. 폐경이 되면 여성호르몬의 보호 효과가 없어지면서 치매 위험이 높아집니다. 반면 남성은 70%가 죽을 때까지 남성호르몬이 나오며, 남성호르몬은 뇌로 가면 여성호르몬처럼 바뀌어 그 역할을 합니다. 치매는 평균 20년을 자신과 가족을 괴롭히는 병입니다. 폐경 후 여성호르몬 보충 요법을 주저하는 이유가 유방암 위험 등 때문인데, 치매의 고통을 고려한다면 폐경 여성은 폐경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여성호르몬 보충 요법을 할 것을 권합니다.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정지향 교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정지향 교수/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치매 의심 증상이 있습니까?
    원래 잘했던 것인데 실수가 반복적으로 생기기 시작했다면 의심해야 합니다. ‘똑소리 나는 사람이었는데, 뭔가 사람이 바뀐 것 같다’라고 한다면 전문의와 상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매는 스스로 알기 어렵습니다. 70대 이상이라면 배우자 등 가족이 종종 치매 점검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일주일 전이나 한 달 전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상세한 부분까지 기억하는 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0가지 물어봤을 때 8가지 이상 기억해야 정상입니다. 예를 들어 한달 전 생일 축하 기념 식사를 했다면, 식사 장소에 가기 위해 탔던 교통수단, 식사 메뉴, 대화 내용 등 소소한 것을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지역 사회에 있는 치매안심센터를 이용하면 어떨까요?
    좋습니다. 현재 60세 이상이면 간이정신상태검사(MMSE)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검사에서 26점 미만이면 경도인지장애 등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검사는 치매 진단을 위한 검사가 아니라 위험군에 속하는지를 보는 검사입니다. 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을 선별해 전문 의료기관으로 의뢰하거나 건강상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대학병원에 가면 신경인지검사, 뇌의 구조를 보는 MRI 검사, PET 검사 등을 해서 확진을 합니다.

    -치매 예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4대 치매 예방법은 읽고, 쓰고, 말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평생 인지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평생학습관 등에 가서 역사, 문학, 미술, 무용 같은 수업을 들으면 좋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인지를 자극하는 일입니다. 글씨를 읽고 쓰기 위해서는 ‘신문 일기’를 추천합니다. 일반적인 일기는 별 도움이 안 됩니다. 평소 생활이 비슷해 내용이 비슷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신문에서 기사 한 꼭지를 정해 3번 정독을 한 다음에 방금 읽었던 것을 기억한 다음 육하원칙에 따라 다시 써보면 좋습니다. 기억이 안 난다면 비워두고 다시 신문을 읽은 다음에 쓰면 됩니다. 이런 신문일기를 주 3회 이상하면 인지 자극에 큰 도움이 됩니다.

    -운동도 중요한가요?
    그렇습니다. 운동은 일주일에 150분을 해야 합니다. 설렁설렁 걷는 것 가지고는 운동이 안되고 등에 땀이 날 정도로 빠른 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효과가 있습니다. 근육 운동도 병행을 해야 하는데, 500cc 물 두병을 들고 팔을 위로 들어 굽혔다 폈다하는 운동, 의자 붙잡고 절반만 앉았다 일어나기 등이 있습니다. 노인이 되면 밸런스 운동도 잊지 않아야 합니다. 벽을 붙잡고 눈 감고 걷기 등을 추천합니다. 음식은 등푸른 생선, 녹황색 채소, 유제품, 해조류, 견과류 등이 좋습니다. 영양소로는 비타민 B군과 비타민 D를 신경 써서 섭취해야 합니다.

    -치매 약은 어떤 도움이 되나요?
    현재 쓰이고 있는 약은 치매 치료약은 아닙니다.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라고 해서 뇌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줄어들지 않게 하는 약입니다. 이 약을 먹으면 신경세포 가지 수가 많아집니다. 신경 전달도 잘 됩니다. 그러나 치매의 궁극적인 원인인 쓰레기 단백질 ‘아밀로이드’를 없애지는 못합니다. 이 약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상태에서 쓰면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늦추는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원래는 매년 간이정신상태검사(MMSE)점수가 매년 2.5~3점 감소(점수가 낮을수록 중증 치매)를 하는데,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를 조기에 복용하면 매년 1.5~2점 감소합니다. 1.5~2점이 덜 떨어지는 것입니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은 떨어져 있고, 일상생활이 살짝 불편하지만 24시간 보호자의 보호가 필요 없는 상태이므로 치매 환자와는 삶의 질 측면에서 완전히 다릅니다. 현재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경도인지장애 치료 목적으로는 허가받지 않았지만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면 약을 쓸 수 있습니다.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정지향 교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정지향 교수/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치매 치료약은 개발이 요원합니까?
    10년 전에도 치매 약 개발이 곧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한 것을 미뤄볼 때, 획기적인 약이 개발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현재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자가 항체를 증폭시키는 백신이 개발 중인데, 초기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투여하면 치매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약은 임상 3상 중 입니다. 또 다른 기전의 약으로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쌓이는 것을 막고 청소를 해주는 약입니다. 역시 임상 3상 중 입니다.

    -치매 환자나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현재 지역사회에 있는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치매 선별 검사 등을 해줘 조기 진단 확대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치매는 장기간 싸워야 하는 질병이라 병원에서 충분히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치매 환자 돌봄 시 대처에 대한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보호자 교육 프로그램이 중요하지만, 현재 보험수가가 없는 상황입니다. 당뇨병, 암, 심장병, 만성 신장질환자 등을 대상으로는 교육에 대한 보험 수가가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체계화된 교육을 통해서 치매가 어떻게 진행하는지, 환자 별로 어떻게 돌봐야 하고 상황 별로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식사나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많지만, 현재로서는 외래시간 한계 때문에 오랜 시간 설명을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정지향 교수는
    이화여대 의대 신경과학교실 교수이며 강서구치매안심센터장이다. 주요 진료 분야는 알츠하이머병치매 및 언어장애를 동반한 치매이다. 인지치료 도구개발에 앞장서 국내최초 경도인지장애를 대상으로 한 그룹형 인지치료프로그램(CogMCI, 학지사)을 개발했고, 이화여대 언어병리과와 협업하여 언어를 이용한 치매조기진단 및 인지치료법을 개발했다. 국내 최초로 병원형 치매환자보호자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다기관임상연구를 통해 보호자의 조호부담경감과 우울증 감소의 효과를 입증했다. ICT 기반의 인지치료프로그램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지원으로 의료진과 치매보호자의 소통형 치매돌봄 앱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대한신경과학회 치매대책 특임이사, 대한치매학회 국제협력이사로 활동 중이며 보건복지부장관 치매 유공자 표창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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