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둘레 굵을수록 뇌경색 증상 경감" 연구결과…​'비만 패러독스' 재증명

입력 2018.07.30 14:15

배 나온 중년 남성
허리가 굵을수록 뇌경색으로 인한 증상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사진=헬스조선DB

허리둘레가 굵을수록 뇌경색 증상이 경미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통상 허리둘레는 얇을수록 뇌졸중·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의 예후가 좋다는 기존의 상식과는 상반된 내용이다.

을지병원 신경과 강규식 교수팀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일단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했다면 오히려 비만하거나 과체중인 사람이 병을 더 잘 극복한다는 이른바 ‘비만 패러독스’다.

강규식 교수팀은 2008년 4월부터 2015년 5월가지 을지병원에 입원한 뇌경색 환자 1403명의 허리둘레와 NIH(미국국립보건원) 뇌졸중 척도 점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뇌경색 환자 중 복부 비만이 있는 사람이 마른 사람과 비교하였을 때 심한 뇌경색 증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최대 6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 80cm 미만을 기준으로 ▲5cm가 늘었을 때(80~84.9cm) 뇌경색 증상이 30% 증가하지만, 이후 ▲85~89.9cm일 때는 오히려 30% 감소했고, ▲90cm 이상일 땐 60% 감소했다. 여성의 경우 75cm 미만을 기준으로 ▲75~81.9cm일 땐 20% 감소 ▲82~88.9cm일 땐 60% 감소 ▲89cm 이상일 땐 3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만 놓고 봤을 땐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가 두꺼울수록, 여성은 비만보다는 과체중에 해당할수록 심한 뇌경색 증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가장 낮게 나타난 것이다.
강 교수는 “이 연구에서 남자환자의 평균연령은 64세, 여자환자의 평균연령은 72세”라며 “노인의 경우 저체중은 건강이 나쁘다는 지표일 수 있고, 오히려 약간 과체중인 것이 양호한 건강상태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복부 비만이 있는 사람은 뇌경색이 발병했을 때 증상이 경미해서 회복이 더 빠를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강 교수는 뇌경색 증상이 약하게 발생한다고 해서 일부러 복부비만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부 비만은 뇌졸중 등 각종 혈관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므로 젊은 나이 또는 중년에 복부 비만이 있는 경우는 반드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가장 좋은 것은 복부비만이 없어서 아예 뇌경색이 발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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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여성의 허리둘레에 따른 중증 뇌경색 증상 정도./표=을지병원 제공

대한비만학회에서는 허리둘레가 성인 남자에서는 90cm이상, 여자에서는 85cm이상일 때 복부 비만으로 진단한다. NIH 뇌졸중 척도는 뇌졸중의 증상 및 증후가 얼마나 심각한지 나타내는 점수로 증상이 없는 0점부터 시작해 가장 심한 단계인 42점까지 나뉜다. 강 교수는 NIH 뇌졸중 척도가 4점 이하인 경우를 경도의 뇌졸중, 11점 이상인 경우를 중증의 뇌졸중으로 보고, 허리둘레와 뇌졸중 중증도와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SCI급 영국 의학학술지인 신경학 연구(Neurological Research)온라인판에 6월 1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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