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관리에 필수인 '가정혈압'… "실천율 30% 불과"

입력 2017.05.16 11:24

대한고혈압학회, 고혈압 환자 1000명 대상 조사 발표

혈압 재는 모습
집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가정혈압'을 실천하는 환자가 국내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헬스조선 DB

집에서의 혈압 수치인 '가정혈압'을 재는 국내 고혈압 환자가 약 30%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고혈압학회가 5월 17일 '세계 고혈압의 날'을 앞두고 전국 고혈압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혈압측정 실태를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31.4%)만 가정혈압을 측정한다고 답했다. 혈압 측정법은 '진료실혈압(병원에서 측정하는 혈압)', '가정혈압', '활동혈압(24시간 동안 측정한 혈압)' 세 가지가 있는데, 이중 가정혈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집에서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 가장 정확한 혈압수치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 관리의 삼박자, '꾸준한 치료·생활습관 개선·아침저녁 혈압측정' 반드시 지켜야

고혈압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받지 않은 채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고혈압은 심뇌혈관계 합병증을 일으켜 건강과 생명을 위협해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고혈압 치료자 10명 중 3명이 적정 혈압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고혈압 관리를 위해 환자들이 기울이는 노력은 ▲정기적인 진료(60.8%) ▲술·담배 조절(59.4%) ▲매일 치료제 복용(57%) 순이었으며 규칙적인 혈압측정(43.3%)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중복응답). 그러나 혈압측정은 고혈압 관리와 치료의 척도가 되므로 꾸준한 치료, 금연·절주·건강한 식단 등과 더불어 놓쳐서는 안 되는 항목이다.

고혈압 관리의 첫 걸음 ‘가정혈압 측정’, 우리나라는 아직 미흡

최근에는 집에서 혈압계로 직접 측정하는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선진국인 영국, 미국, 일본 등에서는 가정혈압 측정이 고혈압 관리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가정혈압은 재현성이 높고 동일 시간대의 혈압 모니터링이 가능함은 물론, 진료실 혈압만으로 쉽게 진단할 수 없는 백의 고혈압, 가면 고혈압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진료실에서만 혈압이 높게 나오면 흰색 가운을 보면 긴장해서 혈압이 올라간다고 하여 ‘백의 고혈압’, 반면에 진료실에서 혈압이 더 낮게 나오고 집에서는 높으면 ‘가면 고혈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 따르면, 가정혈압 측정에 대하여 알거나 들어본 적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60.6%에 그쳤다.​ 가정혈압을 측정한다고 답한 환자의 주된 측정 이유는 ‘혈압 변화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70.4%, 1, 2순위 복수 응답)이었다. 그 다음으로 ▲혈압 조절 목표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되어서(32.2%) ▲치료제 복용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26.4%) ▲의료진의 권유(22.9%) 등이 꼽혔다. 68.5%의 응답자가 가정혈압 측정이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가장 큰 이유는 '혈압변화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42.8%)'이었다. 또 가정혈압 측정 빈도가 높은 응답자들은 다른 고혈압 환자에게도 가정혈압 측정을 권유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가정혈압을 측정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정용 혈압계가 없어서’(65.5%, 1, 2순위 복수 응답)가 가장 많이 꼽혔고 이 외 ▲병원에서 진료 시 측정하는 것으로 충분해서(35.1%) ▲가정에서 측정한 혈압이 정확하지 않은 것 같아서(24.5%)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병원 방문 시 측정하는 혈압만으로는 정확한 혈압을 알기 힘들며, 동일한 시간대에 정확한 방법으로 꾸준히 가정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고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 가정에서 측정한 혈압이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은 가정혈압 측정법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는 확인이 필요하다.

병원에서 가정혈압 측정법 교육받은 환자 5명 중 1명, 교육률 높을수록 실천율도 높아 

병원에서 가정혈압 측정법을 배운 적이 있는 응답자는 5명 중 1명이었다(21.1%). 병원에서 가장 많이 교육받은 가정혈압 측정 방법은 ▲측정이 완료될때까지 움직이거나 말하지 않는다(93.4%) ▲측정 결과를 기록한다(84.4%) ▲커프를 위팔 심장 높이에 착용한다(82.5%) ▲측정 전 카페인 섭취나 흡연을 자제한다(72.5%) 등으로 나타났으며, 실제 집에서 혈압 측정 시 실천하는 항목도 이와 유사했다. 병원에서 상대적으로 교육이 부족한 항목일수록 실천율도 낮았다. 반면 혈압측정 전 5분의 휴식시간 준수, 혈압측정 전 소변보기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인식도가 낮았다. 

가정혈압과 관련한 정보를 가장 많이 얻는 곳은(1, 2순위 복수 응답) ‘의사/간호사’(42.7%), ‘가족/지인’(40.3%) 순이었고, 고혈압 관리 전반과 관련해서는 ‘의사/간호사’(79.6%)가 압도적으로 높아 환자들의 고혈압 관리 인식 증진에 의료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고혈압학회 혈압모니터연구회 신진호 교수(한양대병원 심장내과)는 “효과적인 고혈압 관리를 위해서는 진료실 혈압뿐만 아니라 규칙적인 가정혈압 측정이 필수적이다. 더 많은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가정혈압 보급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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