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관공서에서 잰 혈압 수치, 그대로 믿어선 안 되는 이유

입력 2017.02.16 08:30

[이보람 기자의 헬스 톡톡]

"내가 며칠 전에 은행에서 혈압을 쟀더니 최고혈압이 140㎜Hg인거야, 그런데 한 30분 후에 다시 쟀더니 그땐 또 수치가 100㎜Hg로 낮아졌더라고. 혈압 수치가 들쭉날쭉하니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네."

혈압은 시간과 상황·측정 부위에 따라 수치가 달라진다. 의료진들은 심리적으로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 집에서 아침저녁으로 혈압을 재야 정확한 혈압 수치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혈압은 시간과 상황·측정 부위에 따라 수치가 달라진다. 의료진들은 심리적으로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 집에서 아침저녁으로 혈압을 재야 정확한 혈압 수치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며칠 전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중년 여성 2명이 혈압 수치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걸 우연히 들었다. 이들은 혈압을 잴 때마다 수치가 다르게 나온다며 걱정했다. 그런데 혈압은 주변 환경과 시간, 컨디션, 측정 부위에 따라 수치가 달라진다. 그래서 정확한 본인의 혈압 수치를 아는 게 쉽지 않다. 지금까지 알려진 혈압 측정 방법 중 가장 정확하다고 알려진 건 '활동혈압'인데, 보통 24시간에 걸쳐 15~30분 간격으로 혈압을 측정해서 평균을 매긴다. 하지만 24시간 동안 측정 장치를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집에서 꾸준히 재는 '가정혈압'이 측정도 편하고 정확성이 보장된다며, 가정혈압 관리에 나설 것을 권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최근 의료진 3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정혈압관리에 대한 한국 의료진 인식조사'에서도 의료진 88.5%가 '정확한 고혈압 진단을 위해 가정 혈압도 측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의료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은 이미 가정혈압을 적극 권유하고 있으며, 가정혈압 수치를 진료 가이드라인에 반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가정혈압 측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가정혈압 측정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들 중 70%가 목표 혈압 수치 도달에 성공했다.

정확한 가정혈압을 측정하기 위해선 아침 2회, 저녁 2회씩 편안하고 안정적인 상태에서 혈압을 재야 한다. 아침 혈압은 기상 후 1시간 이내, 아침식사와 약물 복용 전에 화장실을 다녀오고 5분간 휴식 후에 측정한다.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 화장실에 다녀온 후 측정한다. 측정 전 30분 이내에는 흡연·카페인·알코올 섭취를 금한다. 커프(압박대)의 위치는 심장의 높이와 같아야 하며, 손가락 1~2개 정도가 들어갈 수 있도록 여유를 준다. 혈압 측정엔 말을 하거나 움직이지 않는다. 말하는 경우엔 혈압이 10~15㎜Hg, 등을 기대지 않을 경우 5~10㎜Hg, 다리를 꼬는 경우 2~8㎜Hg, 커프와 심장의 높이가 다른 경우 10~40㎜Hg 더 높게 측정될 수 있다.

혈압을 잰 후엔 날짜, 시간, 최고·최저 혈압, 맥박수를 적는다. 그리고 1~2분 후 동일한 방법으로 한 번 더 측정해 두 측정수치의 평균을 낸다. 그 평균값이 본인의 혈압 수치이다. 가정혈압 측정 시 고혈압 진단 기준은 최고혈압 135㎜Hg 최저혈압 85㎜Hg이다. 진료실 혈압 측정 진단 기준(140/90㎜Hg)보다 더 엄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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