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Issue]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의료분쟁' 줄일 수 있을까

입력 2015.01.21 08:55 | 수정 2015.02.03 17:15

환자가 동의하면 수술실 내 CCTV를 설치, 촬영을 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실 생일파티' 사건이 물의를 일으키고, 해마다 의료 사고가 늘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나온 법안이다. 법원, 소비자원 등에 접수된 의료사고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00년 1674건에서 2010년에는 3618건으로 지난 10년 간 2배로 늘었다.

법안을 발의한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은 "법이 정착이 되면 환자와 의사 간 의료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자가 요청하거나 동의해야 촬영을 하도록 해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도 줄였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서는 사회적 합의만 잘 이뤄지면 수술실 내 CCTV 설치에 여러 순기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법무법인 해울 신현호 변호사는 "수술실에 CCTV가 설치되면 의료분쟁 시 사실관계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의료 정보는 의사에게 편중돼 있어 환자가 의사의 잘못을 입증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의사는 환자에게 시행한 각종 검사·치료·결과에 대한 의무기록을 작성하고 있지만, '先처치 後기록'의 형태여서 정확성이 떨어졌다. 신 변호사는 "CCTV가 설치·활용되면 의무기록의 신뢰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섀도우 닥터(원래 수술을 하기로 한 의사가 아닌 대리의사가 수술을 하는 것)' 논란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법안을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는 여러 문제를 소지하고 있다"며 "수술 의사가 누군가로부터 감시를 당하고 있다고 느끼면 치료·처치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고, 치료 성공률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CCTV 설치 의무화를 반기는 의사도 있다. 의사 잘못이 아닌데도 환자가 생떼를 쓰는 경우가 있기 때문. 수년 전 지방의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갓 태어난 아기가 산모의 좁은 산도(産道)를 빠져나오다 머리가 골절됐는데, 환자는 의료진이 아기를 떨어뜨렸다고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CCTV 기록물이 있어 의료진은 혐의를 벗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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