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어렵지도 무섭지도 않은 이식
1명이 100명을 살리는 기적
한국인체조직기증원
1명이 자신의 인체조직을 기증하면 100명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가치 있는 일이지만 ‘시신(屍身)을 훼손한다는 오해’나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거부감을 갖기도 한다. 이런 편견을 깨고 국내 인체조직기증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곳이 한국인체조직기증원이다.
생명 나눔에 대한 감사의 묵념
한국인체조직기증원은 산하에 조직은행을 두고 인체조직을 가공·이식한다. 한국인체조직기증원 산하 조직은행은 서울성모병원, 분당차병원, 전남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에 있다. 인체조직기증 서약서를 작성한 기증자가 사망하면 한국인체조직기증원의 코디네이터가 기증자가 있는 병원으로 파견돼 기증자의 상태를 확인한다. 그 후, 기증자의 시신을 인근 인체조직은행으로 이송한다. 인체조직은행 직원들은 감사의 표시로 묵념을 한다. 묵념을 하면서 이들은 시신 훼손을 최소화하고, 수혜자에게 필요한 조직이 잘 전달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굳힌다. 혈액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 등을 확인해 기증 적합 여부를 판정한다. 인체조직을 떼어낼 때는 기증서약 시 기증자가 원했던 부위만 채취한다. 이 또한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채취한 조직에 대한 최종 검사 결과는 4주 이후에 나온다. 채취한 조직은 그동안 냉장고(피부)와 냉동고(뼈), 액화질소탱크(혈관, 심장판막) 등에 보관되는데, 결과에 따라 가공하거나 폐기한다.
조직 채취 후 屍身 원래대로 복원
조직을 채취한 후에는 기증자 시신을 원형 그대로 복원한다. 시신 형태가 온전하지 못하면 기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대한 이송됐을 때의 형태를 보존한다. 조직을 채취한 곳에는 충전물을 넣는다. 조직 채취에서부터 복원까지는 6~8시간 걸린다. 기증자를 원래 상태처럼 복원한 후에는 알코올로 기증자의 몸 전체를 깨끗이 닦고 염을 한다. 수의를 입힌 후 입관까지 마무리해서 유가족에게 보낸다.
/김련옥 헬스조선 기자 kyo@chosun.com
도움말= 연완희(한국인체조직기증원 조직은행운영팀장)
사진= 조은선 기자
사진제공= 한국인체조직기증원
돼지 유전자로 異種이식 현실화
서울대 평창캠퍼스 디자인동물이식연구소
강원도에 위치한 서울대 평창캠퍼스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디자인동물이식연구소. 이곳 돼지 10여 마리의 몸속에는 사람 유전자가 들어 있다. 전문가들은 이 연구소의 시설과 연구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췌도세포 이식해도 면역거부 반응없는 유전자 처음으로 발견
돼지의 장기·조직·세포를 면역거부반응 없이 원숭이나 사람에게 이식하려면 돼지 유전자 조작이 필요하다. 유전자 조작 방법은 전 세계에 20여 개뿐이다. 그중 하나가 서울대병원 안규리 교수팀이 2010년 개발한 것이다. 안 교수팀은 돼지의 것이 사람 몸에 들어갔을 때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억눌러, 면역거부반응이 안 생기게 돕는 사람의 유전자(sTNFR1-Fc)를 처음으로 돼지에게 넣었다.
이 유전자는 특히 췌도세포 이식에 효과적이다. 이 유전자가 들어 있는 새끼 돼지의 췌도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하면 면역거부반응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연구소에서는 췌도세포가 산화돼 망가지는 것을 막고, 세포 자체의 생존 기능을 높여 주는 유전자(HO-1), 췌도세포를 특정 물질로 캡슐처럼 감싸서 이식할 때 세포 생존율과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유전자(SOD1) 등을 조작한 돼지를 키우고 있다.
연구소와 농촌진흥청이 협업해 탄생시킨 유전자 조작 돼지 ‘믿음이’의 연구 성과가 놀랍다. 믿음이는 장기가 사람 몸에 들어갔을 때 사람 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면역반응을 막을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된 돼지다. 믿음이의 심장을 2014년 11월 4일 이식받은 원숭이는 38일간 살았다. 조범래 연구원은 “이식 후 며칠 안에 몸속 피가 굳어 버리는 면역반응까지 억제할 수 있는 유전자 조작 돼지가 개발되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췌도세포 이식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안규리 교수팀이 돼지의 췌도세포를 당뇨병 걸린 원숭이에게 이식했더니, 원숭이 몸속 인슐린 분비가 정상으로 돌아와 6개월 이상 혈당이 잘 유지됐다.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 khy@chosun.com
도움말= 조범래(서울대 평창캠퍼스 디자인동물이식연구소 연구원)
사진제공= 서울대 평창캠퍼스 디자인동물이식연구소
장기이식 全과정의 코디네이터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장기 이식을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을 확인하고 조율하고 맞추는 코디네이팅 과정이 필요하다. 이 역할을 하는 곳이 병원이다. 전국 의료기관 중 장기 이식 생존율이 가장 높은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를 찾았다.
20개의 전문 팀이 장기이식 과정에서 협업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원활하고 빠른 장기 이식이 가능하도록 관련 전문팀 20개를 운영하고 있다. 장기이식팀, 뇌사판정팀, 사회복지팀, 법무팀 등은 서로 긴밀하게 협조한다. 장기 이식에 대한 교육은 물론 공여자 찾기, 장기 이식에 필요한 행정적 절차까지 차질이 없게 톱니바퀴처럼 운영되고 있다.
윤리·뇌사판정위원회의 엄격한 허가 절차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에는 윤리위원회와 뇌사판정위원회가 있다. 이곳에서는 혹시 생길 수 있는 불법 매매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다양한 역할을 한다. 우선 공여자와 수혜자가 생기면, 장기이식센터에서 사회복지사와 면담해야 한다. 동창이라면 같은 학교에 다닌 서류라도 첨부해야 한다. 이때 순수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윤리위원회가 소집된다. 윤리위원회는 장기 이식 수술과 관계 없는 의사들로 구성돼 있다. 뇌사판정위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뇌사로 추정되는 사람이 발생하면 뇌사판정위원회가 의무적으로 열린다. 이렇게 엄격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서류를 보낼 수 있다.
장기 적출 후 곧바로 이식할 수 있는 시스템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의 수술방 구조는 독특하다. 넓고 큰 하나의 수술실 공간을 섹션별로 나눴는데, 미닫이문이라 여닫을 수 있다. 장기 적출과 장기 이식은 미닫이문 하나를 두고 양쪽에서 이뤄진다. 장기를 적출하자마자 이식할 수 있고, 수술 시 의료진 간에 빠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수술이 끝나면 장기이식센터는 장기이식통보서와 장기적출통보서를 작성해 KONOS에 보내고 수술 결과를 KONOS 프로그램에 입력한다. 수술료 등 수술과 관련된 처방에 대해서도 입력한다. 장기이식코디네이터는 수술이 끝난 직후 환자와 보호자를 찾아가 환자 상태에 대해 설명하며 불안감을 낮춰 주는 역할도 한다.
/노은지 헬스조선 기자 nej@chosun.com
도움말= 하희선(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전문간호사), 황신(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소장)
사진= 조은선 기자
[관련 기사]
Special Report: 이식 수술의 재발견: 더 이상 어렵지도 무섭지도 않은 이식(移植)
Chapter1. 이식 수술의 비약적 발전
Chapter2. 장기별 최신 이식 수술법
Chapter3. 移植(이식)문화ㆍ기술 발전 선도하는 기관 (現 기사 임)
Chapter4. 장기기증 서약, 이렇게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