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뼈·혈관, 혈액형 다른 사람의 조직 이식해 복원

조직은 장기와 달리 혈액 안 통해
부작용 적고 인공조직보다 큰 효과… 최장 5년까지 동결보관 가능

주부 황연옥(34·서울 은평구)씨는 12세 때 뼈암으로 왼쪽 허벅지 뼈 일부를 잘라내고 인공 뼈를 삽입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제대로 걷지 못하는 증상과 통증 때문에 병원에 갔다가 "인공 뼈가 부식되고 주변의 원래 뼈까지 약해졌다. 인공 뼈는 한계가 많아서 이제는 사람의 뼈를 이식받아야 다시 걸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황씨는 사망자에게서 기증된 뼈를 이식받고 회복했으며, 지난달에는 취직도 했다.

뼈와 같은 인체 조직도 이식이 가능하다. 조직이란, 사람의 몸에서 장기에 속하지 않는 부위를 말한다. 뼈·혈관·피부 등이 이식 가능한 대표적인 조직이다.

◇혈액형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이식 가능

장기는 기본적으로 혈액형이 같은 사람에게 이식하지만, 조직은 혈액형과 상관 없이 누구에게나 이식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정양국 교수(한국인체조직기증재단 기증원장)는 "장기는 혈액이 통해야 기능 하지만 조직은 혈액이 통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기는 심장 박동이 멈추면서 피가 공급되지 않으면 즉시 부패하므로 뇌사 상태이거나 살아있을 때만 기증할 수 있지만, 조직은 사망 후 15시간 안에 기증하면 된다. 대표적으로 기증·이식되는 조직의 쓰임새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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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을 당했을 때 진피를 이식받으면 미용 효과는 물론 피부 손상으로 인해 수축됐던 손가락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사진은 화상 성형 전문의가 피부 이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뼈=뼈암·부상 등으로 손상된 뼈를 잘라내고 대체할 수 있다. 사람 뼈는 반영구적으로 유지되며 정상에 가까운 보행을 하게 돕는다. 인공 뼈는 근육에 고정되는 과정에서 나머지 진짜 뼈를 약하게 만드는 데다가 시간이 지나면 마모·부식될 위험이 커진다.

▷혈관=동맥경화 등으로 혈관이 막히거나 손상됐을 때 이식한다. 서울백병원 흉부외과 김용인 교수는 "인공 혈관은 정맥 등 혈류가 느린 혈관을 대체할 수 없다"며 "하지만 사람의 혈관은 혈류 속도에 관계없이 모든 자리에 다 잘 맞으며, 장기간 거뜬히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피부(진피)=화상·교통사고·암 수술 등으로 진피가 손상된 환자에게 쓴다. 한강수병원 장영철 병원장은 "손상된 진피를 제거한 뒤 기증받은 진피로 채우고, 자신의 겉 피부(표피)로 덮으면 기증받은 진피가 생착하면서 원래 자신의 진피처럼 변한다"고 말했다.

▷심장 판막=판막협착증, 판막폐쇄부전증 등으로 망가진 판막을 대체한다. 김용인 교수는 "인공·돼지 판막보다 사람의 것이 훨씬 튼튼하고 염증 위험도 적으며, 오래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연골=심한 운동, 노화 등으로 반월상 연골판이 심하게 손상되면 이식한다. 반월상 연골판이 충분하지 않으면 관절염이 가속화되고 제대로 걷기도 힘들어진다. 연골을 이식하면 다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기증받은 조직 최장 5년 보관·사용

14~85세의 환자가 사망하면, 유가족에게 조직 기증 여부를 묻는다. 생전 본인이 기증 서약을 했어도 사망 후 유가족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후 시신을 조직은행으로 옮겨서 조직을 적출하고, 액화질소 탱크나 초저온 상태에서 최장 5년간 동결 및 보관한다. 조직 기증이 끝난 시신은 인공 뼈·피부 등을 붙여서 복원한 뒤, 유가족에게 돌려보낸다.


☞조직과 장기의 차이점

조직은 인체를 이루는 뼈·혈관·피부·심장 판막 등을 말하며, 장기는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심장·폐·신장·간 등 내장 기관을 말한다. 조직은 혈액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혈액형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이식될 수 있다. 반면 장기는 혈액이 통해야 기능 하므로 대부분 공여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같아야 이식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