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6도 장기화되면 면역력 떨어지고 37.5도 넘는 미열 계속되면 '질병 징후'

입력 2013.12.11 09:20

체온에 따른 건강 상태

체온이 정상보다 낮아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추운 환경에 오래 노출돼 있는 경우고, 또 하나는 질병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체온조절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다.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더위에 오래 노출돼 있을 때와 감기·말라리아 등 질병에 걸렸을 때다.

>> 체온이 낮을 때

◇추위에 노출돼 체온 떨어질 때

보온을 안 한 상태에서 추위에 장시간 노출돼 있으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영하의 온도만이 아니라 영상 10도라도 보온이 안되면 체온이 계속 떨어질 수 있다.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 나타나는 몸의 첫 반응은 오한이다. 체온조절시스템이 체온을 올리기 위해 근육을 떨게 만드는 것이다. 그 다음엔 움직임이 둔해진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진영수 소장은 "35도가 되면 손놀림도 부자연스러워진다"며 "나중에는 걸음걸이가 흔들리고 가벼운 착란 증상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열 보존을 위해 말초 혈관이 좁아져 혈압이 뛴다. 심장은 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보통 때보다 많이 뛰는데, 심혈관질환을 앓는 사람이 추위가 심할 때 심장마비가 잘 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체온이 33도 미만으로 떨어지면 의식이 몽롱해지고 발음도 불분명해진다. 30도 이하가 되면 제대로 서있을 수 없고, 말초 혈관에 피가 공급되지 않아 피부가 창백해진다. 체온을 올리기 위해 심장이 과도하게 일하면서 건강한 사람도 부정맥·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다.

그래픽 체온을 조절하는 과정
그래픽=오어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추위와 관계없이 체온 낮을 때

평소에 정상보다 낮은 체온이 지속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체온이 35~36도라면 생명에 지장도 없고, 저체온 증상이 심하지 않아 그다지 신경을 안 쓸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질병이 생기기 쉬운 '잠재적인 환자' 후보군이다. 우선 기초대사량이 적은 사람들이 체온이 낮다. 울산의대 생리학교실 임채헌 교수는 "열을 생산하는 근육이 적은 노인은 체온이 36도 아래로 잘 떨어진다"며 "운동을 전혀 안하고 늘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는 체온조절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체온이 정상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체온이 낮으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체내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져서 온갖 질병이 생길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정상 체온보다 0.5~1도만 낮아도 면역력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된다"며 "체내 대사에 필요한 효소의 활동이 약해져 산소나 영양분이 몸에 제대로 운반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일본 의학자 사이토 마사시 전문의(종양내과)는 자신의 책 '체온 1도가 내 몸을 살린다'에서 "36도 아래의 체온이 당뇨병, 골다공증, 암, 치매 같은 질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 체온이 높을 때

◇고온에 노출돼 체온 오를 때

체온이 갑자기 오르면 우리 몸은 땀이나 호흡 등으로 열 배출을 시도한다. 체온조절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다. 말초 혈관이 넓어져서 피부가 붉어진다. 호흡으로 열을 배출하려다보니 숨도 가빠진다. 하지만 체온조절시스템도 한계가 있다. 체온이 39도 이상이면 저혈압으로 쓰러질 수 있으며, 39.5도가 넘으면 뇌 기능이 망가진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뇌의 열 조절 장치가 파괴되고, 뇌부종이 초래돼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렬한 햇빛에 오래 노출돼 체온이 40도 가까이 오르는 일사병, 고온 환경에서 신체의 열발산이 이뤄지지 않아 체온이 40도를 넘어서는 열사병에 걸렸을 때 생길 수 있는 일이다. 이 경우 시원한 곳에서 얼음찜질을 하는 등 빨리 체온을 떨어뜨려야 한다.

◇질병 등으로 열이 오를 때

감기, 독감, 세균에 의한 호흡기 질병 등에 걸려도 체온이 38~40도까지 오를 수 있다. 몸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 등과 싸우는 과정에서 열이 오른다는 점에서 일사병 등과는 다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송영구 교수는 “면역체계가 작동되면 발열 물질이 배출되는데, 이 물질이 체온조절시스템의 기준 온도를 높이기 때문에 체온이 정상 범위로 잘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라며 “몸의 기준 온도가 높아지므로 추운 곳에 있을 때처럼 오한이 나며 열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감기의 경우, 건강한 성인은 해열제를 성급하게 먹어 체온을 강제로 낮추기보다 물을 마시거나 쉬는 게 좋다. 감기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세포의 힘을 약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한으로 인한 근육통 때문에 몸의 컨디션이 떨어질 때는 발열 물질 생성을 차단하는 해열제를 복용해서 체온조절시스템의 기준 온도를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소아는 38도의 열에도 경련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 체온이 되면 해열제를 먹이는 게 필요하다.

37.5도를 넘나드는 미열이 2~3주 이상 지속되면 폐결핵, 갑상선기능항진증, 류마티스질환, 만성 염증성 질환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 병 때문에 체온조절시스템의 기준 온도가 올라간 것일 수 있다.

열 때문에 신진대사가 필요 이상으로 이뤄지면서 체중이 빠질 수 있다. 신진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활성산소 때문에 건강에 악영향이 오기도 한다. 열이 나면 백혈구, 대식세포 같은 면역세포가 많아지는데, 대식세포는 활성산소의 하나인 과산화수소를 만드는 등 많아지면 거꾸로 면역세포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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