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이 지방을 태운다? 신개념, 탄수화물 다이어트

입력 : 2011.01.14 09:00

파스타, 빵, 쌀밥… 다이어트할 때 으레 피해야 하는 음식이 오히려 몸매를 날씬하게 가꿔 준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저항성 전분을 이용한‘탄수화물 다이어트’, 어떤 원리인지 살펴 보자.

Diet 1 탄수화물 챙겨 먹으면서 다이어트가 될까?
세 끼 빵과 파스타, 밥을 먹고 살이 빠질 수 있다니 두 눈이 번쩍 뜨일 이야기다. 탄수화물 다이어트의 열쇠는 탄수화물 속 저항성 전분이다.

다이어트할 때 탄수화물 피할 필요 없다?

출간 후 2개월이 지나도록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코너를 지키는 책이 있다. 미국의 <헬스 매거진>에서 발행한 《탄수화물 중독자들의 다이어트(The Carblovers Diet)》이다. 제목만 보면 흔히 알려진 탄수화물을 좋아하는 사람의 다이어트를 소개한 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탄수화물, 그중에서도 ‘저항성 전분(RS, Resistant Starch)’의 다이어트 효과를 알려 주는 책이다.

세 끼 모두 저항성 전분이 풍부하게 함유된 빵과 파스타, 피자 등을 먹으면서 간식도 빼놓지 않는데 체중이 줄어든다니 다이어트를 모조리 섭렵한 사람일지라도 귀가 솔깃해진다. 도대체 저항성 전분이 무엇이길래 먹어도 살이 빠지는 마법의 효과를 선사하는 것일까?

저항성 전분은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상부 소화기계에서 소화되지 않고 발효를 위해 대장으로 이동하는 모든 전분을 가리킨다. 저항성 전분은 감자, 보리, 콩, 밀과 같은 대부분의 탄수화물 식품에 들어 있다. 저항성 전분은 생으로 먹을 때보다 이런 식품들을 불에 익혀 요리했을 때 더 잘 형성된다. 이들 음식이 포만감과 함께 체중을 줄이는 이유는 저항성 전분이 체내에 들어가면 지방연소를 증가시키고 지방연소 대사 속도를 가속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저항성 전분 다이어트, 어떤 원리일까?

《The Carblovers Diet》의 보고에 따르면 저항성 전분이 함유된 식사를 하면 지방을 20~25% 더 많이 연소시킬 수 있으며, 단 한 끼 식사에만 저항성 전분이 함유되어도 지방연소 효과는 지속된다. 저항성 전분은 실제로 체내에서 음식물을 소화(연소)시키는 명령을 변화시킨다. 보통 음식을 먹으면 탄수화물이 먼저 연소되지만 저항성 전분은 지방을 가장 첫 번째 연소 대상으로 옮겨 놓는다. 지방을 먼저 연소시키기 때문에 운동이나 일상생활을 위한 에너지가 필요하면 탄수화물이 지방을 대신한다.

이제 성공적인 저항성 전분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 알아보자.
-매 끼 고저항성 전분을 섭취한다. 감자, 고구마, 호밀, 현미, 콩류 등에 저항성 전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고저항성 전분의 역할을 도와줄 부스터를 함께 먹는다. 저지방 유제품, 과일과 채소 등을 함께 먹으면 저항성 전분의 지방 연소 작용을 늘려 준다.
-정해진 양을 지킨다. 저항성 전분 다이어트의 좋은 점은 평소 먹는 음식인 밥과 빵을 줄이거나 끊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제한 없이 먹으면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보장하기 어렵다. 원하는 감량목표에 맞게 칼로리를 제한하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배고픔을 참지 않는다. 출출함이 느껴질 땐 초콜릿이나 빵 등 간식을 먹어 배고픔이 느껴지지 않게 한다. 단, 이때 먹는 간식 양은 다음 식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지 않을 만큼만 섭취한다.

Diet 2 저항성 전분의 놀라운 효능을 만나세요!
탄수화물 속 저항성 전분을 먹는 것만으로 포만감이 느껴지고 지방의 연소가 촉진된다니, 식이조절이 힘들었던 다이어트족에게 이만한 희소식이 없다. 게다가 저항성 전분은 체내에서 세로토닌 분비를 유도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섬유질도 풍부하다.

-배고픔이 사라진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효과는 ‘배부르다’는 느낌이다. 배고픔이 사라지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특히 브로콜리, 여러 색의 고추, 콩류, 옥수수, 흑미 등과 같은 식품에는 저항성 전분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칼로리는 낮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몸이 좋지 않을 때나 힘들 때 파스타나 쌀로 만든 녹말 음식이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저항성 전분은 녹말과 섬유소로 이뤄져 있으며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를 돕는다. 세로토닌은 기분, 잠, 식욕 등의 조절을 돕는 긍정의 호르몬으로 통증이나 아픔을 이겨내는 데 작용한다. 통밀빵, 시리얼, 통밀 파스타, 흑미, 고구마 등이 세로토닌 분비를 유도하는 저항성 전분 탄수화물을 함유하고 있다.

-섬유질이 풍부하다!
일반적으로 권고하는 하루 섬유질 섭취량은 여성 21~25g, 남성 30~38g이다. 대부분의 저항성 전분에는 당분이 적고 섬유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섬유질은 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불어나 포만감을 주는데다 장 운동을 원활하게 도와 건강유지에 좋다. 섬유질은 수용성 식이섬유와 불용성 식이섬유로 나뉜다. 불용성 식이섬유가 소화를 돕고 변비를 막아 준다. 밀겨와 통밀 등에는 불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귀리, 당근, 사과 등에 끈적이는 젤 형태로 들어 있는 수용성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아 심장병과 뇌중풍 등의 발병 위험도를 낮춰 준다.

-활력을 준다!
우리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먹어야 한다. 탄수화물은 에너지를 내는 대표적인 영양소다. 특히 근육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기운이 없을 때는 저항성 전분 식품 중 통곡물크래커, 저지방 요구르트에 찍어 먹는 과일 등이 힘을 북돋운다.

-영양소가 풍부하다!
쌀, 셀러리, 통곡물, 딸기 등에 포함된 저항성 전분엔 리보플라빈(B2)·니아신(B3)·판토텐산(B5) 등의 비타민과 비타민C, 크롬·마그네슘·아연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다. 심장발작의 원인인 시스테인(Homocysteine)을 중화시키는 영양소로 잘 알려진 폴산도 풍부하다.

-살이 빠진다!
위에서 설명했듯 브로콜리, 다양한 색의 고추, 콩류, 옥수수, 흑미 등과 같은 식품을 섭취하면 칼로리는 높지 않으면서 포만감이 느껴진다. 즉 저항성 전분을 함유한 식품을 활용한 식단은 배고픔을 참아야 하는 고통 없이 쉽게 살을 뺄 수 있는 적절한 다이어트 식이법이다.

Diet 3 저항성 전분을 많이 함유한 식품, 무엇이 있나?
저항성 전분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니 이제 어떤 식품을 통해 저항성 전분을 섭취하는지 알아볼 차례다. 아래 식품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 저항성 전분을 많이 함유한 것들이다.

-감자와 고구마
적게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지는 식품 중 대표적인 것이 감자와 고구마다. 감자 한 개에 대략 1g의 저항성 전분이 들어 있다. 특히 이들은 조리과정에서 저항성 전분이 더욱 많아져 최적의 다이어트 식품이다. 어떤 형태로 먹어도 무방하지만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튀긴 것보다는 굽거나 찐 것을 먹는다.

-검은콩, 완두콩 등 콩류
흰콩, 검은콩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콩은 저항성 전분을 함유하고 있다. 콩 속엔 저항성 전분뿐 아니라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식이섬유는 식물에 함유되어 있는 셀룰로오즈나 펙틴 등 소화되지 않는 물질인데, 탄수화물의 한 종류지만 부피당 칼로리가 낮고 혈당지수도 낮다. 섬유질은 변의 부피를 늘리고 변을 부드럽게 해 배변을 촉진한다. 장 속을 청소하고 콜레스테롤, 지방을 흡수·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베리류와 망고, 사과 등의 과일류
저항성 전분은 과일에 많이 들어 있다. 딸기, 블루베리, 크렌베리 등 베리류와 망고, 사과, 바나나, 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바나나는 칼로리가 낮으면서 한 개만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지고 비타민B6가 풍부해 원푸드 다이어트의 주원료로 폭넓게 애용되고 있다. 베리류와 사과, 바나나에는 항산화 성분이 많아 추운 계절 감기예방에 도움이 된다. 과일에 많이 들어 있는 식이 섬유질인 펙틴은 포만감을 주어 식사량을 줄일 수 있게 돕는다.

-셀러리, 브로콜리, 당근 등 채소류
채소는 다이어트를 할 때 풍부하게 많이 섭취해야 할 식품이지만 특히 저항성 전분 다이어트를 한다면 셀러리, 브로콜리, 당근 등을 많이 섭취한다. 다량의 칼슘과 칼슘의 체내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C가 풍부하다. 특히 브로콜리는 70g에 22kcal밖에 되지 않는다. 베타카로틴 성분이 들어 있어 식욕을 억제해 주므로 평소 식욕이 왕성하거나 폭식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에게 적격이다. 셀러리와 당근 속의 비타민A는 면역력을 증진시키며 감기예방에 효과적이다.

-연어, 굴, 명태 등 생선류
담백한 맛과 연하고 부드러운 속살을 지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연어, 이맘때 가장 싱싱하고 맛있는 굴과 명태 등에 저항성 전분이 많이 들어 있다. 특히 닭고기와 붉은 고기들의 단백질보다 포화지방이 훨씬 적다. 게다가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이 항산화 작용까지 해 다이어트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다. 생으로 먹는 것보다 프라이팬이나 오븐에 구워서 먹으면 저항성 전분이 늘어나 지방을 더 잘 연소시킬 수 있게 돕는다.

-밥, 빵, 시리얼 등 곡물류
《The Carblovers Diet》에는 시리얼과 시리얼 스낵 위주의 탄수화물 식단을 섭취하는 그룹과 채소 위주로 식단을 구성해 섭취하는 그룹으로 나뉘어 2주간 식단조절을 실시한 결과가 소개되어 있다. 실험결과는 매우 놀랍다. 탄수화물 식단을 섭취한 그룹의 체중과 체지방, BMI 지수 감소폭이 채소 식단 그룹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비타민B의 일종인 티아민, 비타민D, 엽산의 흡수율도 훨씬 좋았다. 시리얼 위주의 탄수화물 식단은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은 높으며 체내 대사량을 촉진시켜 결과적으로 체중과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준 것이다. 쌀이라면 찹쌀보다 백미, 백미보다 현미가 저항성 전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 노가화 헬스조선 기자 nkh@chosun.com
사진 차병곤(스튜디오 100)
참고도서 《The Carblovers Diet》(Health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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