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피를 뽑아서 면역세포를 배양한 뒤 환자의 몸에 다시 주입해 암을 치료하는 자가혈 항암면역치료법이 국내에 도입됐다.
우선 암 환자의 혈액을 60㏄ 정도 주사기로 뽑아내 원심분리기에 넣어 혈장을 추출한다. 이 혈장을 특수 처리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면역세포인 NK세포(자연살해세포)를 배양하고, NK세포가 전체 혈장량의 50% 까지 늘어나면 주사제 형태로 가공해 환자의 혈관에 다시 주사해 넣는다.
암환자의 혈액에서 NK세포를 증식하고 있다. /엔케이바이오 제공
◆"뇌종양 등 제외 거의 모든 암에 효과"
자가혈 항암면역치료법은 일본에서 먼저 나왔다. 일본에서는 20여곳의 의료기관에서 항암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일본 일부 의료기관의 치료 결과는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크기가 줄어든 환자가 15~20%, 암이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현상을 유지하는 환자가 30~40%, 암이 자라는 속도가 더뎌진 환자가 20% 안팎,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암이 계속 진행하는 환자가 20~3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면역세포치료제 제조업체인 엔케이바이오가 NK세포 배양기술을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임상시험을 전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국내 대학병원 21곳에서 임상시험 3상(신약의 효과와 안전성이 어느 정도 확인된 뒤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효와 부작용 등을 최종 검증하는 과정)이 진행중이다.
기존의 항암 요법과 병행하면서 항암면역주사제 100㎖를 2주 간격으로 5회 주사한다. 식약청에서 인증한 적용 대상은 림프종 중 일부이지만, 임상에서는 다양한 암에 적용한다. 이 치료법을 쓰고 있는 유내춘 엔케이바이오셀크리닉 원장은 "뇌종양 등 일부 암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암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암 수술한 뒤 기존 항암치료와 함께 받아야
유내춘 원장은 "암 투병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는 체내의 NK세포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데, 이 주사를 맞으면 NK세포가 보충돼 암세포와 싸우는 면역력이 회복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치료법이 수술이나 기존의 항암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다. 유 원장은 "수술을 받아 암덩어리를 없앤 뒤 후속 치료 단계에서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 치료와 병행해서 써야 하며, 수술을 받지 않거나 다른 항암 치료를 중단하고 이 방법을 단독으로 쓸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