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하나 없다가… 진화하는 치료법
건강보험 적용 안 되는 게 흠

◆말기암에는 먹는 간암 치료제
3~4기 간암 환자에게 쓰는 치료제 개발이 가장 빠른 발전을 하고 있다. 박희철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간암은 먹는 표적 치료제나 항암 주사제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3~4기 간암의 먹는 치료제인 넥사바가 나오면서 간암 치료가 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출시된 이 약은 정상 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와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의 세포만 소멸시킨다.
넥사바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대부분의 다른 암 환자는 정부의 약값 본인 부담금 인하정책에 따라 현재 약값 총액의 10%(올 12월부터는 5%)만 본인이 부담한다. 그러나 넥사바는 매월 약값 270만~300여만원 전액을 환자가 내야 한다.
한광협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국내 간암의 50~70%인 3~4기에 쓸 수 있는 치료 수단은 넥사바 하나뿐인데, 약값 부담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넥사바를 건강보험에 포함하는 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간암 환자의 부담은 정부도 알고 있지만 넥사바를 건강보험에 적용하면 매년 수십억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해 보험 재정에 큰 부담이 된다. 해결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넥사바의 효능에 대해 부정적 의견도 있다. 김윤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 약은 암 전이를 느리게 할 뿐 암세포를 완전히 박멸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초기암에는 첨단 시술법 적용
상대적으로 초기인 1~2기 간암에는 하이프(HIFU), 사이버나이프, 토모테라피, 양성자 치료 등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하이프는 고강도 초음파를 간암 세포에 쏘아 없애는 방법이다. 기존 고주파열 치료가 환자 체내에 시술 기구를 삽입해야 하는 반면 하이프는 외부에서 초음파를 쏘기 때문에 정상 조직 파괴가 적다. 비교적 작은 크기의 간암 세포도 선택적으로 없앨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사이버나이프는 로봇팔을 이용해 미세한 굵기의 X-선을 여러 방향에서 암 덩어리에 쏘는 것이다. 일반적인 방사선 치료보다 정상 간 조직에 필요 없이 노출되는 방사선 양이 적다. 1~3㎝ 크기의 작은 암에서 주로 사용한다.
토모테라피는 인체 외부에서 50가지 이상의 방향에서 필요한 만큼의 X-선을 간암 세포가 있는 자리에 정확히 쏜다. 간 전체의 3분의 2를 넘지 않는 크기까지 치료 가능하다. 양성자 치료는 일정한 깊이까지 들어가야 조직을 파괴하는 양성자선이라는 특수한 방사선을 이용해 간암 세포를 없애는 것이다. 비교적 큰 암도 치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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