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원곤 교수
이런 서울대병원 교수가 옷을 벗고 세미 누드 사진을 찍는다면?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원곤(56·사진) 교수가 세미 누드 사진을 찍었다는 '제보'를 받았을 때 기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가, 그것도 60을 바라보는데….' 서울대병원 7층 김원곤 교수의 연구실에 들어 섰을 때 구릿빛 근육이 돋보이는 한 중년 남성을 담은 사진이 눈길을 확 끌었다. 사진은 '세미 누드 사진'이라기보다는 남자의 멋진 몸매를 보여주는 '화보'였다. 그는 왜 이런 사진을 찍었을까?
"작년 여름부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나도 운동하면 몸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작년 말 흉부외과 의국 송년회 때 동료 교수, 제자, 간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를 공개적으로 선언했죠."
1년여 만에 몸짱으로 변신하기까지 그만의 '비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주1회 조깅과 2회의 근육운동이다. 조깅은 집에서 가까운 잠실한강지구에서 강을 따라 1시간쯤 가볍게 뛰는 것이 전부다. 근육운동은 헬스클럽에서 아령과 기구 등을 이용해 1시간쯤 한다. 아령 운동은 약간 무겁다 싶은 정도를 택해 1회 8~12회씩 총 3회 반복했다. 기구도 마찬가지. 그는 팔의 이두박근(알통), 삼두박근(알통의 반대쪽 부위), 흉근(가슴), 복근, 대퇴근(허벅지) 운동을 집중했다.
이만한 운동으로 1년만에 '아저씨' 몸매가 '몸짱'이 될 수 있을까? 혹시 뭔가 획기적인 것을 먹지는 않았을까. 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남성들이 몸 만들기에 나서면서 근육강화제나 단백질보충제를 찾곤 하는데 제발 먹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들은 효과는 제대로 입증되지 않은 반면, 자칫하면 심각한 부작용만 나타날 수 있어요."
그는 평소 식습관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한다. '많이 먹지 말라' '기름진 음식을 대하면 내가 먹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달에 한 두 번쯤은 마음껏 먹는다'가 그의 3대 다이어트 비법이다. 가끔 마음껏 먹는 것은 이유가 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몸은 비상상황에 돌입, 대사율을 낮추게 되는데 그러면 칼로리 소모도 줄어 다이어트 효과가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씩 충분히 먹어 '비상상황이 아니니 걱정하지 마라'는 신호를 몸에 보내야 다이어트를 성공할 수 있다는 것.
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남들에게 저의 경험을 이야기하면 잘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이어트나 몸 만들기를 시도한 사람들 중에 과연 1년 동안 꾸준히 실천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결국 어떤 운동을 하고, 어떤 음식을 먹느냐는 것보다 하루하루 꾸준히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최고의 다이어트, 몸짱 만들기의 비법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꾸준한 실천의 최대 복병은 핑계거리. 갑자기 잡히는 약속이나 회식, 출장 등은 운동과 식사요법의 장애물이 되기 쉽다. 누구보다 바쁘게 사는 김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저도 수술, 외래진료, 연구 등으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갑니다. 하지만 아침에 운동을 못하면 저녁에 짬을 내고, 저녁에 못하면 그 다음날 아침에 하는 식으로 주3회는 꼭 운동을 했습니다."
또 다른 장애물인 술은 어땠을까?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하루에 적어도 위스키 한 두잔 정도는 마셔야 잠을 자는 것이 습관이 돼 있습니다. 좀 많게 마실 때는 취할 정도입니다. 운동을 마친 뒤에도 꼭 한 잔 했지요." 하지만 반주(飯酒)를 제외하면 술 마실 때 안주를 거의 먹지 않으며, 필요할 때는 야채만 조금 먹는다고 한다.
김 교수는 흉부외과 분야에서 논문을 가장 많이 쓰는 교수 중의 한 명으로 꼽힌다. 그가 의대생을 위해 쓴 흉부외과 교과서는 가장 많이 팔린 기록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