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상담실] '의료피해 구제법' 생긴다는데…

입력 2007.09.04 15:49

얼마 전 간단한 뇌종양 수술 후 뇌막염이 생겨 환자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가족들이 그 억울함을 법원에 제소하였지만 유족 청구는 기각되었다.

‘의료과실은 환자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며, 막연하게 수술 중 감염으로 뇌막염이 발생하였다는 사실만 가지고 의사에게 감염 방지 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심증은 있지만 의료과실을 입증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재판에서 진 환자 측은 울분을 참지 못해 병원을 점거농성하고, 심지어 의사를 인질로 삼으며 경찰과 대치하는 일까지 발생하였다.

우리 민법은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과실책임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만약 가해자가 과실이 없는데 그 점을 일일이 밝혀야 한다면 적극적인 활동이 위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료사고 발생시 이 원칙은 많은 문제점이 있다. 수술 후 뱃속에서 바늘이 발견되어도 누가 언제 넣었는지 과실을 밝히지 못하여 손해배상청구를 머뭇거리는 것이 환자입장이다.

이렇게 ‘철천지한(徹天之恨)’의 호소들이 사회문제화 되자 지난달 29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위원회에서 의사에게 입증책임을 전환시킨 ‘의료피해 구제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약자보호를 위해 발전되어 왔다. 의사단체가 반대하고 있지만 환자권리가 획기적으로 보호될 새로운 입법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생로병사의 인생길에 우리 모두는 환자가 될 수 밖에 없기에….


/ 신현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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