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가장 힘들까’...마빡이는 엄살?
보면 볼수록, 따라하면 할수록 묘하게 빠져드는 까닭에 마빡이 등장 전부터 TV앞에서는 코너의 처음과 끝을 함께 따라 하려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을 추측된다. 어디 한번 얼마나 힘드나 해보자! 확인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이들이 하는 동작 중 ‘어느 것이 가장 힘들까’에 대한 관심으로 실험을 통해 직접해보려는 사람들이 관련 동영상을 만들며 인터넷에 속속 전파되고 있는 추세다.
모 CF에 실린 여고생 4명이 마빡이 얼빡이 대빡이를 각각 맡아 누가 가장 오랜시간 동안 버티는지에 대한 실험에 의하면 ‘개그프로에서는 가장 힘들어하는 마빡이가 가장 쉬운 동작이며, 누가 봐도 가장 쉬운 동작을 취하고 있는 갈빡이가 가장 힘들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개인의 체력 조건과 환경적 요인이 가장 큰 변이 요소가 되겠지만 정말 그럴까? 또한 힘들고 안힘들고를 떠나서 너도나도 운동삼아 해본다는 식의 따라하는 동작들이 실제로 얼마만큼의 운동효과가 있는 것일까.
◇마빡이 동작, 운동효과 있을까?
마빡이를 비롯 얼빡이, 대빡이, 갈빡이 그들이 취하는 여러 동작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게 이 개그의 가장 큰 재미라고 하지만, 이들이 하는 동작은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별 의미 없는 것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의학적인 관점에서 ‘동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분명 운동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경희대 체육대학원 스포츠의학과 이만균 교수팀은 마빡이 외의 동작이 어느정도 운동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직접 실험, 그 결과를 알려왔다. 이 실험에 참가한 4명의 학생들은 마빡이, 얼빡이, 대빡이, 갈빡이로 각각 역할을 나누고 그에 맞는 동작을 취해 최대 심박수를 측정했다.
이는 운동효과를 누릴 수 있는 동작은 어떤 것이며 얼마나 가능 할지에 대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키 180cm, 몸무게 약 70kg 정도의 유사한 체력을 가진 23살의 남학생을 대상으로 10분씩 동작을 취하게 하며 이때의 최대심박수를 측정한 것. 최대심박수(Heart Rate Maximum)란 탈진할 때까지 올라갈 수 있는 최대 치의 심박수를 뜻하며 ‘220 - 자기나이 = 최대심박수’ 의 공식을 따른다.
즉 비슷한 체력조건인 4명의 23살 남학생들은 최대심박수가 197 HRmax (220-23=197). 이는 매우 힘든 운동을 했을 때 이를 수 있는 최고의 수치가 197HRmax정도이며 이에 가까울수록 ‘숨이 차며 신체적으로 힘들다’는 의미다.
◇운동량 대빡이 최고, 갈빡이 꼴찌
먼저 마빡이 동작을 취한 A씨는 2분 정도 지나자 최대심박수가 138에 이르렀다. 이 수치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심박수를 보였다. A씨는 “마빡이의 동작은 팔을 위아래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팔꿈치 쪽의 국부적 통증이 조금 있었을 뿐 숨이 찰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B씨는 얼빡이 동작을 취해 수치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평균적으로 심박수가 145 정도로 올라가 138에 그친 마빡이 보다 조금 더 힘든 것으로 확인됐다. 대빡이의 동작을 맡은 C씨는 처음 심박수 180을 유지하다 5~10분 사이 190까지 수치가 상승했다. 안 군은 “매우 힘들었으며 동작이 부담스러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보기에도 가장 쉬울 것 같은 갈빡이 동작을 취한 D씨는 110 수치의 심박수를 유지했고, 실제로도 “거의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이만균 교수는 “최대심박수의 60~80% 사이가 되도록 하는 것이 건강증진을 위한 운동 강도로 권장 되고 있다”며 “이는 120~180정도의 심박수로써 심장과 폐에 부담이 되지 않는 운동의 효과가 나타날 정도의 힘들기이며 마빡이와 얼빡이 동작이 이에 부합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교수에 따르면 운동량은 대빡이(190), 얼빡이(145), 마빡이(138), 갈빡이(110) 순으로, 이는 비슷한 체격의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이들의 동작을 할 경우 대빡이가 가장 많은 운동량이 소모된다고 풀이했다. 이로써 보기에도 가장 쉬워 보이는 갈빡이는 운동량과 효과면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운동효과 극대화하려면 4개 동작 함께해야
이 교수는 “위 결과는 개인과 환경의 차이에 따라 또 다른 결과를 나타낼 수 있는 가망성이 충분하므로 전적으로 표본삼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동일 체격 수준에 맞춰 동작에 따른 심박수를 측정한 결과는 이 동작들이 운동 효과를 줄 수 있는 지에 대한 가늠이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밝혔다.
지안메디포츠의 전영순 원장은 “마빡이를 비롯 이들의 동작이 운동효과를 가져 올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는 유산소 호흡과 동시에 근육이 이완·수축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며 “이 요소가 배제돼 동작 자체만을 따라 할 경우에는 운동이 아니라 단지 재미로 하는 동작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또 전 원장은 “이러한 동작들로 운동효과를 기대하려면 같은 동작만을 계속 반복할 것이 아니라 4개의 동작을 잘 섞어 유산소 운동 및 근육의 움직임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리하게 동작을 따라하다 팔에 통증이 오는 등 자칫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음에 전 원장은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이 대빡이의 자세를 지속적으로 취하게 되면 허리에 더욱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주의 해야한다”고 전했다.
/ 서울=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