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광장] 커피와 건강

입력 2004.03.30 10:14 | 수정 2006.12.04 20:43




아침에 눈을 떠서 한잔, 출근 후 아침 인사와 함께 한잔, 회의 시간에 한잔, 점심도 먹었으니 한잔, 나른한 오후 잠 깨려 또 한잔, 저녁 회식 후 느끼한 속을 달래기 위해 또 한잔….

커피 한잔. 그야말로 우리나라도 커피 공화국의 반열에 올라선 것 같다.

최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제2형 당뇨병의 발병위험이 낮아진다는 재미난 연구가 소개됐다. 1인당 커피 소비가 세계 최고라는 핀란드인 1만46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의 결과를 간략히 정리하면 하루에 3~4잔을 마시는 여성은 제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이 29% 감소하고 남성의 경우는 27% 감소한다는 것.

이러한 경향은 커피 소비량이 늘수록 뚜렷해서 하루 0~2잔의 커피를 마신 사람에 비해 매일 10잔 이상을 마시는 사람은 제2형 당뇨병 발생 가능성이 여자의 경우 무려 80% 정도, 남자는 약 50% 정도 낮았다.

그렇지만 커피의 어떤 성분이 어떤 작용으로 제2형 당뇨병의 발생위험을 감소시키는지는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커피에 들어 있는 클로로게닉산(chlorogenic acid)이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을 거라고 추정하기도 하고, 카페인이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킨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이 같은 소식에 스타벅스사의 주가는 오를지 모르겠으나 당뇨병의 위험이 준다고 커피 음용량을 늘린다거나 안 마시던 커피를 마시는 건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설탕과 크림이 잔뜩 들어간 한국식 커피라면 뱃살을 늘리는 데 안성맞춤이다. 밀크 커피 한 잔은 52㎉나 된다.

뭐니뭐니해도 당뇨병 예방을 위한 금과옥조는 저열량 식사와 충분한 운동이다. 정기적인 혈당 검사까지 추가하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비우는 커피 잔만큼이나 불면의 밤도 깊어간다. 과도한 커피는 정자의 기능을 감소시켜 수태율 감소와 저체중아 출산이 늘어난다는 보고도 있다.








커피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인 기호품이지만 커피에 관한 연구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커피와 관련된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창균·보령시 보건소·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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