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 궁중음식] 지장수로 해독·술로 재운 취하 '최고 영양식'

입력 2003.12.02 10:52








‘대장금’ 22회를 보면, 대비와 중전, 중종이 대하구이를 먹는데, 모두들 먹고 나서 한참동안 맛을 음미한다. 독특한 맛이 나는 지 대비는 최상궁에게 “보통 대하의 맛과는 확연히 다르구나. 어찌한 것이냐”고 묻는다. 이때 최상궁은 ‘취하(醉鰕)’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중종이 “취하라니 대하가 술에 취하기라도 했단 말인가?”하며 농담 비슷하게 말한다. 최상궁은 “그렇다”고 대답한다.

대하는 새우 중에서도 큰 새우를 한자로 부른 것이다. 그러면서 최상궁은 취하에는 세가지 정성이 들어갔다고 설명한다. 첫째 산 대하를 바닷물에 담가 운반해 와야 하며, 둘째 그것을 ‘지장수’에 씻어서 독을 빼야 하며, 셋째 약주(藥酒)에 재웠다가 자갈을 불에 달궈 그 위에 올려 놓고 구워야 한다는 것이다.

지장수를 만드는 법은 아주 복잡하다. 양지 바른 들판이나 깊은 산등성이의 아주 좋은 황토 땅속으로 60㎝ 이상 파 들어가면 푸른 띠 같이 생긴 층(層)이 나타나는데, 이 띠 밑의 흙을 파내어 숯으로 걸러낸 물과 황토를 적당한 비율로 혼합하여 여러 번 휘저은 후 시간이 지나면 엷은 담황색의 물이 위로 뜨는데, 이를 지장수라 한다.

최 상궁은 말한 세가지 정성을 현대적 입장에서 이해하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첫째, 바닷물에 담가 운반한 것은 싱싱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여겨진다. 둘째, 새우를 비롯한 갑각류에는 독이 있는데, 특히 새우는 눈과 눈 사이에 뾰족한 바늘같은 것에 독 성분이 있다. 지장수는 새우 뿐 아니라 육류, 과일, 야채, 약물, 또는 여러 가지 버섯의 독을 해독하는 데 뛰어난 효과가 있다. 셋째, 이것을 술에 담근 이유는 한번 더 해독(解毒)하려는 의도일 뿐 아니라 살을 부드럽게 하기 위함이다. 또 돌에 구우면 기름이 없고 단백하며 그을음이 없고 잘 익을 수 있기 때문에 한층 더 맛을 돋울 수 있다.

대하는 성질이 평이하고 맛이 달다. 그 속의 독은 치질이나 어린이들의 희고 붉은 종기에 효능이 있다. 주 성분은 단백질이며, 그 밖에 칼슘, 무기질, 비타민B군도 풍부하다. 이처럼 대하는 맛이 있을 뿐 아니라 영양도 풍부해 술 안주, 식사 대용으로 매우 좋다. 특히 정신적인 긴장이나 피로에 지친 수험생, 직장인에게 권할 만한 음식이다. 그러나 새우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고지혈증 환자나 협심증 등 심장병을 앓는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고창남·강남경희한방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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