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30여년 전에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던 옴이 수년전부터 요양시설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그동안 기억 저편에 있던 치료제 시장까지 다시 깨우고 있다. 대표적인 약물이 퍼메트린(Permethrin) 제제다.

퍼메트린은 들국화에 포함된 천연 살충 성분인 피레트린(Pyrethrin)을 모방하여 합성된 피레스로이드(pyrethroid pesticide) 계열의 화합물이다. 다른 화합물에 비해 안전성이 높아 농약뿐만 아니라 인체용 의약품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옴은 옴 진드기에 의하여 발생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피부 질환이다. 과거에는 린단(Lindane) 제제, 크로타미톤(crotamiton) 제제를 사용했지만 두 제제 모두 안전성과 효과 면에서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약물이 퍼메트린 제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986년 3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GSK)의 퍼메트린 제제 ‘닉스’(Nix, 성분명: 퍼메트린·permethrin)를 허가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 퍼메트린 제제가 도입된 시기는 이로부터 약 30년 뒤인 2015년이다. 당시 식약처는 대웅제약이 도입한 퍼메트린 제제 ‘오메크린크림’(성분명: 퍼메트린)를 전격 허가했다.

참고로 오리지널인 ‘닉스’의 특허 등록일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지만, 통상적인 특허 보호 기간이 20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2010년 이전에 이미 독점권이 만료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닉스’의 특허가 만료된 이후 원재료인 퍼메트린은 다양한 업체에서 제조 및 공급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웅제약의 ‘오메크린크림’은 GSK와의 공급 계약을 통해 수입된 의약품이 아니라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를 거쳐 수입한 원료를 토대로 국내에서 제조된 국산 의약품이다.

대웅제약은 당초 수익성 대신 개선된 치료 옵션 공급이라는 선한 의도로 ‘오메크린크림’을 선보였다. 회사측에 따르면 2016년 ‘오메크린크림’의 매출은 1억 9000만 원에 그쳤다. 그런데 최근 옴 치료제 수요가 증가하면서 ‘오메크린크림’을 비롯한 퍼메트린 제제의 실적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옴 환자 수는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지만, 고령화와 함께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이 급증하면서 집단 감염 사례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웅제약의 ‘오메크린크림’은 식약처 기준 2019년 23억 7000만 원에서 2023년 34억 4000만 원으로 4년만에 생산실적이 45% 증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취득한 퍼메트린 제제는 대웅제약의 ‘오메크린크림’과 2019년 허가된 신신제약의 ‘신신퍼메트린크림’(성분명: 퍼메트린) 단 두개에 불과했다.

그런데 퍼메트린 제제 시장이 점차 성장세를 보이자, 최근 많은 제약사들이 시장 참여 여부를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들어서만 이미 2개 품목이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더유제약의 ‘오메논크림’(성분명: 퍼메트린)은 9월 25일, 동구바이오제약의 ‘스메트린크림’(성분명: 퍼메트린)은 11월 20일 각각 식약처 허가를 취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21일 헬스코리아뉴스에 “‘오메논크림’과 ‘스메트린크림’ 등 후발 제품이 늘어날수록 경쟁 열기가 높아지겠지만, 홍보를 비롯 기업들의 마케팅이 강화되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특허제한이 없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어느 회사든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