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동화약품의 과민성 방광 치료제 ‘동화디트로판’(성분명: 옥시부티닌염산염)와 명인제약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 ‘아토목신’(성분명: 아토목세틴염산염)의 병용요법을 통해 수면 무호흡증 약물 치료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독특한 시도가 진행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8일 전남대학교병원이 신청한 ‘동화디트로판’+‘아토목신’에 대한 연구자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시험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를 대상으로 ‘동화디트로판’과 ‘아토목신’ 병용투여 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동화약품의 ‘동화디트로판’은 항무스카린제다. 아세틸콜린 신경전달 물질이 방광의 무스카린 수용체에 작용하는 것을 억제하여 평활근의 수축을 완화시키는 기전이다. 이를 토대로 방광 용적과 잔뇨량을 증가시키고, 방광 수축을 억제하여 과민성 방광을 치료한다.

명인제약의 ‘아토목신’은 선택적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NRI)다. 주의·집중력 및 감정을 조절하는 노르에피네프린 신경전달 물질의 재흡수를 저해하여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준을 높이고, 이를 통해 ADHD 환자들의 집중력을 개선시키는 기전이다.

이 두 약물의 공통점은 각각의 신경전달 물질에 작용한다는 것이다. 전남대학교병원은 이러한 작용기전에 착안하여 상기도 근육의 이완 또는 긴장도를 조절,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의 주요 증상인 상기도 폐쇄와 호흡 장애 완화 효과를 탐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상부 기도(상기도)의 폐쇄로 인해 수면 중 숨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질환이다. 혈액 산소 포화도가 감소하고, 무호흡 중 숨을 쉬기 위해 자주 잠에서 깨어난다.

마치 진공청소기의 구멍을 막을 경우 흡입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처럼, 환자는 숨을 쉬기 위해 온 몸의 힘을 주는 지속적인 노력성 호흡을 하게 된다. 심폐혈관계 및 뇌혈관계 이상, 대사 장애 등의 신체적 증상 뿐만 아니라 정신신경학적 장애까지 동반된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에 대한 표준 치료법은 수술 및 양압기(CPAP)와 같은 호흡 보조 장치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술은 침습적인 방법이므로 환자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고, 호흡 보조 장치는 장기적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동화디트로판’+‘아토목신’ 병용요법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동화디트로판’은 아세틸콜린이 무스카린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억제하여 상기도 평활근의 과도한 수축을 완화하고, ‘아토목신’은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준을 높여 상기도 근육의 탄력을 개선하고 폐쇄 현상을 방지하여 호흡을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아직까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관리할 수 있는 허가된 약물 치료법은 없는 만큼, ‘동화디트로판’+‘아토목신’ 병용요법이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한다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의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연구는 전남대학교병원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연구자 시험으로, 직접적인 허가의 근거로 활용되지 못한다. 따라서 ‘동화디트로판’+‘아토목신’ 병용요법의 상용화는 통상적인 임상 시험 절차를 거쳐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