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위원회가 국정감사를 통해 한국보건의료국가시험원의 어려움을 확인하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동시에 의대 증원으로 인한 교육의 질 하락이 우려됨에 따라 의사 인력을 배출하는 국시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도 국정감사에서 한국보건의료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의 운영 상황을 점검했다.

먼저 국시원의 재정 상태에 대해 묻는 한지아 의원(국민의힘)의 질의에 배주현 국시원장은 "국시원은 국고 지원이 18%밖에 되지 않으며, 나머지 72%를 응시료로 충당하고 있다"고 밝히며, 최근 요양보호사, 보건의료노조 등 응시자 수가 감소함에 따라 "응시료만으로 운영하기 어렵다. 국가 보조가 정말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한지아 의원은 "의정갈등 이후 치러진 이번 89회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에 불과 347명만 응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년 치루던 인원의 90%가 감소한 것인데 타격이 클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백혜련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지금 의료인 관련 시험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의사시험일텐데, 내년에 실제로 시험을 칠 수 있는 인력이 거의 없는 상태인 것 아니냐?"며 강구하고 있는 대책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배 원장은 "국가시험 수험생의 기준은 의료법에 따라 6개월 이내에 졸업이 확실한 학생과 이미 졸업한 학생들이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의과대학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수험생의 기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원서를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실에 한지아 의원은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을 향해 "응시료와 관련해 국시원이 겪고 있는 재정적 어려움을 파악하고 있느냐?"며 "국시원은 보건의료인력 질 관리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18%의 국고지원금은 너무 적다.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한편 의대 2000명 증원으로 의사 국가고시 응시자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의료교육의 질 하락이 우려됨에 따라 국시원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은 "6년 뒤 추가적인 변화가 없다면 1,500~2,000명의 의대생이 증가할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대규모로 증원된 의대생들로 인해 교육의 질 하락 우려도 있지만, 의사 자격을 부여해야 하는 국시원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고도 어려워졌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국시원만은 의사시험의 정도 관리를 잘해서 실력 있는 의사를 배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배주현 원장은 "경험이 있어 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확신했다. 그는 "지난 2020년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1월 필기시험 바로 직후 실기시험을 치렀던 경험이 있다"며 "이번에도 학생 수가 결정되는 게 가장 중요하겠고 안정적으로 (응시) 학생 수가 결정되면 의과대학과 전문가, 정부 부처와 협의해 제대로 인력이 배출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