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이재혁 기자] 해외에선 국민연금을 도입한 이후 최소 60년이 지나고서야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해, 전 국민 대상 국민연금을 도입한 지 겨우 36년 밖에 지나지 않은 우리나라에선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은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40.4%에 달하는 상황에서 연금액 까지 깎는다면 국민연금이 노후 소득보장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따르면 인구구조, 경제상황에 따라 보험료율과 연금액이 자동적으로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를 수지적자가 발생하는 2054년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한 나라들은 연금 재정이 안정된 뒤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된다.

김남희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외 주요 국가별 자동조정장치 도입시기’를 분석해본 결과,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한 국가들은 연금제도를 도입한지 적어도 60년이 지난 이후에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고 있었다.

독일은 1908년 국민연금을 도입한 이후에 96년이 지난 2004년에 연금개혁을 통해 자동안정장치를 도입했다. 스웨덴은 1913년에 연금제도를 도입한 이후 85년이 지난 1998년에 자동안정장치를 도입했다.

미국도 1935년에 연금제도를 도입한 이후 78년이 지난 2013년에 자동안정화장치를 도입했다. 이외에도 핀란드는 68년 이후, 캐나다는 66년 이후, 일본은 62년 이후에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1988년에 전국민을 대상으로 국민연금을 도입한 지 겨우 36년 밖에 지나지 않았고, 현재도 국민연금으로 받는 액수가 너무 적다보니 ‘용돈연금’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자동조정장치라는 삭감장치부터 도입하는 것은 연금제도의 목적과 취지에 적절한 상황인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외국의 사례를 봐도 자동조정장치는 연금이 완전히 성숙된 이후 재정상황을 고려해서 도입된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려면 국민연금의 수지적자 발생 시점이 아닌 연금소득이 안정화 되는 시기에 맞춰 검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