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이재혁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자생한방병원의 특혜 의혹과 관련해 감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자생한방병원이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 진행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은 이원모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의 장인이다. 이와 관련해 신 이사장이 특허를 갖고 있는 요추추간판탈출증 치료 약재인 ‘하르파고피툼근’(천수근)이 올 3월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된 것은 대통령실 인사들이 연루된 특혜라는 것.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지난 4~8월 자생 계열 한방병원과 한의원 21곳이 하르파고피툼근으로 건강보험 7355건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기간 전체 7382건 중 99.6%에 해당한다.

강 의원은 “자생 계열 한방병원과 한의원에 지급된 한약재비도 총 3억7770만원으로 전체 금액(3억7899만원)의 99.7%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서영석 의원도 “천수근은 자생한방병원이 거의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약재”라며 “천수근을 사용하는 한의사가 전체 한의사의 13%에 불과하다는데, 첩약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포함된 것은 특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이 “국민 앞에 당당하다면 복지부가 자체적으로 철저한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하자 조 장관은 “이유와 근거를 알아보고 필요하면 감사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대한한의사협회에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관련해 자생한방병원에서 처방한 청파전에 대해 문의해보니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97%가까이 자생한방병원에 집중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의혹을 해소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생한방병원 측은 제기된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병원 측은 지난 8월 입장문을 통해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한약 처방과 건강보험 요양급여 부당 수급과 관련해 복지부나 심평원으로부터 적발, 조치를 받은 바 없고 관련 지침을 준수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병원 측은 “하르파고피툼근은 자생한방병원 외에도 15개 업체에서 한약재로 품목허가를 받아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들 업체에게 확인한 결과 자생이 아닌 다른 원외탕전실 등에도 활발하게 공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국감에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신 이사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