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사르탄 제제에 SGLT-2(나트륨 포도당 공동수송체-2) 억제제를 덧붙인 당뇨병 및 고혈압 만성질환 복합제 후보물질들이 속속 임상 시험에 돌입하면서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본지 취재 결과, 한림제약은 23일 당뇨·고혈압 복합제 후보물질 ‘HL1113’에 대한 임상 1상 시험 참여자 모집을 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험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HL1113’의 단독투여와 대조약인 ‘HL1113R1’ 및 ‘HL1113R2’의 병용투여시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비교 평가하는 것이다. 실시기관은 센트럴병원이다. 전체 일정은 휴약 기간 1주일과 스크리닝 이후 2박 3일 입원 2회 포함 10월 30일까지다.

‘HL1113’은 고혈압 치료제 ‘아타칸정’(성분명: 칸데사르탄) 32mg과 SGLT-2 억제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를 결합한 복합제 후보물질이다.

칸데사르탄은 사르탄 제제로, 안지오텐신II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의 고혈압 치료제다. 약물 이름이 -사르탄으로 끝나 사르탄 제제로 불린다. ARB 계열 약물은 혈관 수축에 작용하는 안지오텐신 호르몬을 차단하여 혈관을 이완시키고 혈압을 낮추는 기전이다.

다파글리플로진은 SGLT-2 억제제다. 신장(신세뇨관)에서 포도당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여 소변으로 배출되는 포도당의 혈류 내 재흡수를 차단하는 기전이다.

사르탄 제제에 SGLT-2 억제제를 덧붙인 만성질환 복합제는 ‘HL1113’ 뿐만 아니다. 보령(BR1019)과 영진약품(ATB-101)도 개발 중이다.

보령의 ‘BR1019’은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에 SGLT-2 억제제 ‘포시가’를 결합한 복합제다. 영진약품의 ‘ATB-101’은 올메사르탄과 ‘포시가’를 주성분으로 하는 복합제다.

참고로, ‘ATB-101’은 본래 오토텔릭바이오가 개발하던 것으로, 영진약품은 지난 2023년 4월 오토텔릭바이오와 공동 개발 및 사업화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비독점 판권을 확보했다.

보령과 영진약품은 각각의 복합제에 대한 1상을 일찌감치 마치고 올해부터 임상 3상 시험의 환자 모집을 시행하면서 상용화를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보령은 올해 5월 16일, 영진약품은 올해 8월 19일 3상 환자 모집을 개시했다. 두 임상의 기간은 모두 ①스크리닝 기간 2~10주 ②치료기 12주(4주 간격 3회) ③연장기 12주(6주 간격 2회) 등 최소 26주에서 최대 34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먼저 3상을 개시한 보령이 가장 빨리 ‘BR1019’의 임상을 완료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이 잇따라 사르탄 제제+SGLT-2 억제제 복합제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아직까지 해당 조합의 복합제가 허가를 취득하지 못한 만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여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억제제가 최근 혈압을 낮추는 2차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