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이재혁 기자] 응급실에서 폭행, 협박 등 의료인에 대한 업무방해 상황을 형성하는 환자 및 보호자에 대해선 정당한 진료거부가 가능하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안전한 응급실 환경을 조성하고 원활한 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응급의료법상 진료거부의 정당한 사유 지침’을 배포했다.

이번에 배포한 지침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응급의료종사자가 예외적으로 응급의료를 거부할 수 있다는 응급의료법 제6조를 근거로 한다.

복지부는 부당한 진료 상황으로부터 응급의료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 취지와 생명 등이 위태로워 즉시 치료가 필요한 응급환자의 특성 등을 고려해 ‘정당한 사유’를 구체화했다.

지침은 우선 응급실 내 폭력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진료 거부기피의 정당한 사유에 포함시켰다.

구체적으로 응급의료종사자에 대한 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의료기관 등의 응급의료를 위한 의료용 시설·기재·의약품 또는 그 밖의 기물을 파괴·손상하거나 점거하는 경우와 환자 또는 보호자 등이 해당 의료인에 대해 모욕죄, 명예훼손죄, 폭행죄, 업무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는 상황을 형성해 의료인이 정상적인 의료행위를 행할 수 없도록 한 경우도 진료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

아울러 응급환자에 대해 적절한 응급의료를 할 수 없는 경우도 진료 거부·기피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

여기에는 통신·전력 마비, 화재·붕괴 등 재난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경우, 응급의료기관 인력, 시설, 장비 등 응급의료자원의 가용 현황에 비춰 응급환자에게 적절한 응급의료를 할 수 없는 경우 등이 포함된다.

정부는 앞으로도 응급실 현장 의견을 듣고 학회·전문가들과 논의해 진료거부의 정당한 사유를 추가·보완하고 관련 내용을 홍보할 계획이다.

복지부 정통령 공공보건정책관은 “지침의 목적은 폭행 및 부적절한 진료 요구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고, 결국 필요한 진료를 즉시 받을 수 있게 해 응급환자도 보호하는 것”이라며 “올바른 응급실 이용문화 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