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바닥농포증 환우들의 최신 치료(생물학적 제제) 비용 부담에 관심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12일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강당에서 '손발바닥농포증 환자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조사결과 발표 토론회'가 진행됐다. 한국희귀·난치성질한연합회 주관, 한국얀센의 후원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손발바닥농포증 환자의 삶과 어려움을 공유하고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행사에 참석한 정진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요즘 자주 사용하는 말이 '아파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환자분들을 케어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항상 드린다"며 "한 사람의 희귀질환일지라도 환자들이 치료를 잘 받고 가족들과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저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손발바닥농포증은 손바닥과 발바닥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 피부질환으로, 건선의 한 유형으로 분류돼 '손발바닥농포건선'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손바닥과 발바닥에 농포(2~3mm 정도의 투명한 수포로 시작해 노란 고름 물집으로 변하는 것)가 발생하며, 농포가 많아지면 서로 뭉치거나 크기가 커질 수 있고 주변 부위로 붉게 발적이 생기거나 붓기 피부 통증을 동반한다. 며칠 또는 1~2주 정도 후 갈색의 딱지나 반점을 남기고 피부가 벗겨지면서 각질이 생기는 등 증상이 호전되지만, 호전 경과를 보이다가도 다시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손발바닥농포증 환우 유OO 씨가 직접 자신의 경험 치료 과정을 공유하며 환우로서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21년5월 첫 발병 후 같은 해 10월 대학병원에서 제대로 병을 진단받아 치료를 이어오고 있다.

먼저 6개월간 '아시트레틴'을 복용하며 약물치료를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온몸 간지러움과 탈모, 피부 검게 변함 등) 부작용이 너무 심했다. 의사가 태아 기형의 위험성을 알려줬는데 그 정도면 내 몸에 뭔가 영향이 가지 않을까 그게 좀 두려움이 컸다. 헌혈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 후 이어진 최신 치료(생물학적 제제)에는 "효과가 너무 좋았다. 삶의 질이 달라졌다"면서도 "산정 특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의사가 보험을 하더라도 비용이 너무 과하다고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더라. 이 약이 마지막인 것 같은데, 이걸 권했을 때 환자가 비용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해서 자괴감이나 상실감을 겪지 않을까 우려하셨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손발바닥농포증 환우 유OO 씨가 공개한 '생물학적 제제' 치료 효과

끝으로 유 씨는 "저와 같은 병을 앓고 계신 분들이 조금 더 정확한 자료고 병원을 가고, 더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약을 사용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자료를 모았는데 이런 자리에까지 쓰이게 될 줄 몰랐다. 정말 기쁜 마음"이라면서 "(다른 환우들도) 이 질환이 정말 평생 갈 수도 있는데, 일정 분부의 비용을 계속 부담하는 것은 너무 힘든 상황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임성수 실장이 환우 7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손발바닥농포증 환자의 삶의 질 연구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임 실장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7.2%(69명)가 현재 손발바닥농포증 치료를 받고 있고, 69명 중 85.5%가 국소요법, 46.4%가 면역조절제, 26.1%가 광선치료/자외선 치료, 15.9%가 최신 치료(생물학적 제제)를 받고 있다.

각각의 치료법을 시도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치료 방법별 효과 정도와 치료비 부담 정도를 5점 척도로 평가한 결과, 최신 치료(생물학적 제제)는 효과 정도(5점 평균 4.6점)와 치료비 부담 정도(5점 평균 4.9점) 모두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신 치료(생물학적 제제)를 시도한 경험이 있는 18명 중 50%가 비용이 부담돼 치료를 중단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최신 치료(생물학적 제제)를 시도한 경험이 없는 53명 중 50.9%가 의사로부터 최신 치료(생물학적 제제)를 권유받았으나 비용 부담으로 시도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한, 손발바닥농포증으로 인해 겪었던 구체적인 어려움에 대해 응답자의 12.7%가 '생물학적 제제가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내용을 언급하고 있었다.

이에 임 실장은 "손발바닥농포증 환우들이 질환으로 인해 일상생활, 근로환경(경제활동), 사회생활 등 모든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이 확인됐고, 특히 최신 치료(생물학적 게게) 비용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며 "손발바닥농포증 환우들의 최신 치료(생물학적 제제)의 비용 부담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발표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손발바닥농포증의 희귀질환 지정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김진아 사무국장은 환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손발바닥농포증의 희귀질환 지정과 급여 확대 중 어느 것이 우선돼야 하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동시에 병행해서 진행돼야 한다"면서 "손발바닥농포증이 희귀질환 지정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조사결과 등)을 갖고 계속 논의하고, 제안도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