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이재혁 기자] 암 환자 단체가 췌장암 환자 10명 중 6~7명이 정상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의료체계의 정상적인 가동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한국췌장암환우회가 지난 4월 24일부터 28일까지 30~80대 전 지역 췌장암환자 189명을 대상으로 의료대란 피해 상황을 집계한 설문조사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설문 결과, 정상진료를 받은 환자는 10명 중 3~4명 수준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각종 피해를 안고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외래 지연 34명, 항암 1주 지연 11명, 항암 2주 지연 11명을 포함해 기존 입원 항암이 아닌 가방항암(가방을 싸고 다니며 직접 관리)을 변경된 경우도 22명이나 됐다. 특히 최초 암 진단 후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했다는 7건의 사례를 포함해 신규환자 진료 거부는 총 22건이었다.

이는 다양한 암종 중 췌장암 환자만을 분석한 결과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월에 전립선암을 진단받고 수술이 취소된 환자들은 아직도 수술을 받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 중에 있다.

또한 협의회는 케모포트 통증으로 응급실에 방문해도 늦은 밤이라 영상의학과 선생님이 안계신다는 답변만 듣다가 결국 드레싱만 하고 차후 일정도 받지 못한 채 집으로 되돌아와야 하는 응급실 문제 등을 짚었다.

협의회는 “입원해 하던 항암을 갑자기 가방 항암으로 변경해 집에서 항암을 하도록 해 가족들이 항암기간 동안 간병과 부작용을 보호자가 감당해야 하는 케이스가 가장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협의회는 “특이사항으로는 중증, 응급 환자들은 차질이 없다는 정부와 병원의 발표와는 달리 피해사례 중 가장 많은 것은 신규 환자 거부와 응급 사례 거절이 가장 많은 답변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날 협의회는 정부에 의료현장의 실태를 전수조사해 피해사례를 발표할 것과 함께, 상급종합병원 교수들에게 주 1회 휴진 발표 철회를 요구했다.

또 사직 전공의들에게는 즉각적인 의료현장으로의 복귀를, 정부와 의료계 모두에게는 공허한 싸움을 중단하고 환자 치료 대책을 우선 논의하라고 전했다.

끝으로 협의회는 “의정 대치 국면의 봉합이 늦어질수록 공포에 떠는 환자들이 늘어나는데 이를 배려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달 내 어떤 형태로든 의료체계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