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한양대 박희호 교수, 서울대학교 박태현 교수(이상 교신저자), 한양대 손보람 박사, 서울대 박소라 박사(이상 제 1저자).

한양대학교 생명공학과 박희호 교수팀이 만능성 줄기세포(pluripotent stem cells, PSCs)를 신경세포(neural cells)로 분화유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한양대학가 지난 7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자성나노입자(magnetic nanoparticles, MNPs)와 집중된 자기력 시스템(concentrated magnetic force system)을 활용해 줄기세포를 한 지점에 모으는 방식으로 3차원 인간배아세포체(embryoid bodies, EBs)를 구현하고, 이를 통해 신경세포 분화 효율을 크게 높이는 플랫폼을 제시했다.

줄기세포 연구는 재생의학에서 손상된 세포를 복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뇌, 심장 같은 조직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워, 이 분야에서 줄기세포 연구가 주요한 관심사가 되어왔다. 하지만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s, ESCs)를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신경세포와 같은 특정 세포로 분화시키는 과정은 여전히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초기 신경세포로 분화유도하는 효율을 높여, 신경분화에 소요되는 시간과 단계를 줄이고 비용까지 절감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됐다. 박 교수팀은 자성나노입자 기반의 자기력 집중 시스템을 통해 3차원 인간배아세포체의 크기를 지름 300 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신경세포로의 분화를 촉진하고, 신경분화 배지와 함께 초기 신경분화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 연구를 통해 기존 2차원 방식에서 평균 2주가량이 소요되던 신경가지형성(outgrowth) 과정을 자기력 기반의 3차원 플랫폼에서 5일로 단축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신경분화 효율 증대에 자성나노입자와 3차원 환경이 함께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특히 자성나노입자가 도입된 세포가 자기력 집중 시스템에 들어가면서 세포 간 상호작용이 증가하고, 이것이 신경분화 효율 증대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희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만능성 줄기세포의 신경세포 분화에 생물화학적 인자뿐만 아니라 물리적 환경과 조건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가 초기 신경세포 분화유도뿐만 아니라 성숙한 뇌 조직(cerebral tissue) 구현에도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실 지원사업, 우수신진 연구자지원사업, 다부처의 3D생체조직칩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구축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서울대학교 박태현 명예교수 연구팀도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Improved Neural Inductivity of Size-Controlled 3D Human Embryonic Stem Cells Using Magnetic Nanoparticles"는 세계적인 학술지 'Biomaterials Research'(IF 11.3, 공학 분야 상위 5%)에 지난 3월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