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치맥씨(가명)는 평소 치킨을 즐겨 먹는다. 특히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요즘 퇴근할 때 거리마다 활짝 문을 열고 장사하는 치킨가게들 앞을 지나올 때마다 먹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그런 날이면 집에 돌아오자마자 어김없이 외아들 서진이를 찾는다. 초등학교 3학년인 치콜이는 아빠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비밀 싸인을 보내듯 “치맥”하고 외친다. 치콜이는 평소 아빠가 집에 오자마자 자기를 찾는 것은 치킨 먹자는 신호로 습관처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한 시장조사 전문기관에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배달 음식의 순위를 조사해 발표한 적이 있다. 중국음식일 거라는 예상을 뛰어넘고 치킨이 1위로 조사되었다. 중국음식은 2위였고 피자, 족발 보쌈이 그 다음 순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조사에 응한 사람들이 배달 음식의 위생 안전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자녀가 먹어도 괜찮다는 의견은 14%에 불과했다.

후라이드 치킨, 인스턴트 피자, 청량음료 등은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주의해야 할 음식이다. 위생을 걱정하면서도 자주 시켜먹는다. 식사 대신 다른 것을 먹고 싶거나 귀찮아서 그런 경우가 흔하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소홀함으로 성장기 아이들의 건강과 성장은 조금씩 상처가 생겨난다.

인스턴트 식품과 패스트 푸드는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지만 열량에 비해 영양이 상당히 부족하다. 인스턴트 음식은 열량만 있고 영양은 전혀 없어 'junk food'라고 불린다. 자극적이고 염분, 동물성 단백질과 트랜스 지방이 많은 반면 비타민이나 무기질은 부족해서 영양 불균형을 가져오게 된다. 고른 영양 섭취를 못할 경우, 인체의 영양 균형이 깨지면서 면역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자료에 의하면 ‘고열량 저영양’ 음식은 탄산음료가 78%, 햄버거 75%, 라면 70% 등이다.

또 인스턴트 음식은 식품 첨가물의 양과 종류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오랜 기간 음식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합성 보존료, 색깔과 향을 유지하기 위한 발색제와 향료, 맛을 내기 위한 화학조미료 등 인체에 유해한 첨가물이 들어있어 아이들의 대사 과정을 교란한다.

그래서 인스턴트 식품은 아이들에게는 성장의 적이다. 영양소가 부족하고 트랜스 지방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아이가 살이 찌는 원인이 되고 크는 것을 방해한다.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면서 우울증이나 불안 등 정신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햄버거, 핫도그, 피자 등 패스트푸드를 즐겨먹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51%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정신질환의 3/4이 성인이 되기 전에 시작하고 한번 우울증이 시작되면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들은 영양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적절한 영양분을 먹게 해줘야 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칼슘은 성장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므로 칼슘이 부족하면 뼈의 성장이 잘 안 된다. 칼슘은 인스턴트 음식과는 천적인데, 이는 인스턴트 음식에 들어있는 인산염과 식염 등이 칼슘의 흡수를 적극 방해하기 때문이다.

/기고자 :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