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피에 생기는 뾰루지: 모낭염
가끔씩 두피를 손가락으로 만지면 볼록 솟아나온 것이 만져지는 경우를 경험해 보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를 ‘모낭염’ 이라 하는데 흔히 뾰루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가렵기도 하고 아플 수도 있는데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한두개 생겼다가 저절로 없어지지만 심한 경우에는 수십 개 씩 생기고 계속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하게 됩니다.
모낭염은 모낭이 들어있는 모공 속에서 세균이나 곰팡이가 염증을 일으키는 것인데 (그림 1) 처음에는 붉게 솟아오르다가 희거나 노란 고름이 잡히게 되며 고름이 터지면서 딱지와 각질이 생기고 이것이 떨어져 나가면서 붉은 자국을 남기고 회복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림 2)
[그림 1] 전체 두피에 모낭염이 생긴 환자의 뒷머리 사진
[그림 2] 모낭염의 진행과정
모낭염은 두피 표면에 생기는 지루성 피부염과는 달리 모낭이 들어있는 모공 속에서 생기기 때문에 염증이 심해지면 모낭이 손상을 받아서 머리가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며 염증에 의해서 한번 손상을 받은 모낭은 이전 상태로 회복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그림 3) 가능하면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이미 탈모가 되고 있는 부위에 모낭염이 생긴 경우에는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탈모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림 3] 모낭염으로 인해 생긴 뒷머리의 탈모. 유전적인 탈모는 생기지 않는 튼튼한 뒷머리에도 모낭염이 생기면 탈모가 일어날 수 있다. 만약 원래 유전적인 탈모가 있는 부위에 모낭염이 생기면 탈모는 훨씬 더 심하게 진행될 수 있으며 나중에 탈모 치료를 하더라도 치료 효과는 별로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래 두피는 상당히 튼튼한 곳이라서 어느 정도 세균과 곰팡이가 있더라도 모낭염은 잘 생기지 않게 되어 있는데 일단 모낭염이 재발하기 시작하면 마치 원래 두피가 가지고 있던 방어 기전이 완전히 허물어진 것처럼 지속적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이에 대한 원인은 확실히 밝혀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두피에 기름기가 많은 사람에서 잘 생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모낭염이 계속 생기면 치료를 받으셔야 하는데 일반적인 지루성 피부염과는 달리 샴푸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좋아질 수 없기 때문에 집에서 해볼 수 있는 치료 방법은 없는 셈입니다. 가능한 빨리 피부과에서 모낭염에 대한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은데 먹는 약과 치료용 샴푸, 이에 더하여 두피 관리까지 함께 병행하는 것이 지금으로써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모낭염은 일단 치료가 되더라도 워낙 재발을 잘 하는데 탈모를 동반한 심한 모낭염의 경우에는 재발을 막기 위해서 6-12개월에 걸친 장기간의 유지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리치피부과 / 오준규 원장